어린 시절 반장과 부반장 사이였던 두 사람이 30년 뒤 이장과 군수가 되어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감정적인 갈등을 그리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았던 조춘삼(차승원)은 은밀한 회유와 때로는 은근한 협박으로 부반장 노대규(유해진)를 굴복시키며, 추억 속의 영웅으로 군림했다. 30년 뒤, 춘삼의 그늘에 가려 항상 뒷전이었던 대규는 군수가 되고, 춘삼은 동네 이장이 되어, 뒤집어놓은 모래시계처럼 인생도 역전되고 만다.
자존심이 상한 춘삼은 허세도 부려보고 부정도 해보고 옛정을 떠올리며 감정을 다스려보려 하지만, 신세한탄과 자괴감, 수치심과 분노감, 적대감과 공격심이 범벅이 되어 핵폭탄 같은 위력으로 친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새것은 옳고 옛것은 틀리다.'는 명제에 열광하는 군수 노대규는 춘삼과의 감정적 갈등을 이성과 합리주의로 해결하려고 고집하면서, 죽마고우였던 이장과 군수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비극적인 사건들이 빚어진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논리와 설득의 잣대는 가혹한 고통을 줄 뿐이다. 무력한 사람들에겐 강력한 정치가 구원일 수 있지만, 민감한 사람들에겐 강력한 정치가 지옥일 수 있다. 자존심이 상하고 주변 시선에 예민해진 춘삼에게는 친구의 진정한 위로와 인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문제는 종교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다. 감정은 꼬이면 흉측한 괴물로 돌변할 수 있는, 설득이나 이성으로 해석될 수 없는 비논리적인 특성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문제를 논리와 이성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오해는 불화를 낳고 이해는 평화와 조화를 낳는다.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사람의 감정적 고통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갈등의 해결책이자 정신치료이기도 하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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