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지럽다고 하면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이들은 가벼운 현기증,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멀미 등 여러 증상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어지럽다고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을 구분하라
먼저 환자의 증상이 자신이나 주위가 빙빙 도는 현훈증인지 다른 종류의 어지럼증인지 구분해야 한다. 이는 귀의 전정신경계의 이상과 심혈관계, 지나친 호흡, 정신과적 문제, 대사성 질환 등을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통 현훈증의 경우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발작적으로 증상을 보인다. 전정계나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으며 안구진탕(눈동자가 고정되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현상)이나, 이로 인한 자세의 실조(혼자 서 있지 못하고 비틀거림), 넘어짐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말초성 현훈은 대개 급성으로 발생하며, 의식이 사라지지 않고, 대개 병적인 문제가 있는 쪽으로 넘어지려는 경향이 있다. 안구진탕은 대부분 특정 사물을 고정해서 보면 억제된다. 귀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있으면 그 부위가 아래로 향할 때 증상이 가장 심해진다. 반면 중추성 현훈은 지속적인 경우가 많고, 안구진탕이 눈을 고정해도 억제되지 않고, 머리의 위치에 따른 변화가 없으며 소뇌의 문제나 뇌신경 이상 등을 동반하는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청력이 떨어지는가?
청력감소를 동반한 경우 현훈증의 대표적 질환으로는 내이염, 메니에르병, 외림프누공 등이 있다. 청력에 문제가 없는 경우는 전정신경염, 양성 발작성 현훈, 발작성 사경(목을 삐딱하게 하는 자세)에서 관찰될 수 있다. 만성적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청력이 떨어진다면 전정중추를 침범하는 뇌종양이나, 귀 안의 진주종 등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청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어지럼증이 있다면 만성두통, 퇴행성 질환, 대사성 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신경학적 이상 여부 따져라
의식을 잃는 어지럼증의 경우 간질 등의 경련성 질환이나 공황장애 등의 가능성을 고려해 봐야 한다. 아이가 잘 걷지 못하거나, 잘 앉아있지 못하거나, 떨림, 발달의 퇴행, 마비,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뇌종양이나 퇴행성 뇌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두통과 구토를 동반하면서 아이가 점점 처지고, 어지럼증을 동반한다면 뇌압상승의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편두통, 하지만 정밀검사 필요
어지럼증으로 소아과를 찾는 아이들의 3분의 1은 편두통이다. 하지만 여러 질환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자세한 병력과 진찰은 물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경학적 검사와 전정계 기능 검사, 뇌파나 뇌 자기공명영상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서 신경학적 검사나, 전정계 검사 등에서 이상이 없고, 만성적으로 호소하는 어지럼증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의 정신과적 질환의 첫 증상일 수도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이은주 대구파티마병원 소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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