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충돌/권정관 지음/개마고원 펴냄
임진왜란 당시 칠천량해전에서 대패한 조선 수군에게는 12척의 배만 남아 있었다. 이를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12척의 배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며 낙담할 때 충무공 이순신은 아직도 싸울 수 있는 배가 12척이나 남아 있다며 명랑해전을 대승으로 이끌었다. 생각의 차이가 시각의 차이를 낳고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일화다.
이 책은 같은 사안에 대해 양립하기 어려운 반대의 견해를 펴거나 서로의 주장을 겨냥해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는 책들을 한 무대 위에 올려 놓았다.
하랄트 뮐러는 '문명의 공존' 서두에서부터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겨냥했다. 헌팅턴은 세계가 이념적 양극체제에서 다극적 복수문명체제로 변환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고 종교를 중심으로 한 서구와 비서구의 문명충돌이론을 내세운 반면 뮐러는 헌팅턴이 가진 위기의식의 근저에 서구 문명의 쇠락과 함께 나타난 스스로의 불안이 내재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문명충돌이론은 냉전체제 종식 이후 서구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이 만들어낸 가상의 적이라는 것.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 vs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 등 9쌍의 책들을 통해 독자들은 입체적 시각을 얻을 수 있다. 292쪽, 1만2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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