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밥쌀용 수입쌀의 2차 공습이 시작된 지 19일로 꼭 한 달째를 맞는 가운데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수입쌀 유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수입(3월 19일) 때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공매 낙찰가는 오른 데 반해 질은 더 떨어졌기 때문. 그러나 재고가 늘어나면 쌀값이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기다리는 공매업체도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에서 우리 쌀 시장의 피해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지난달 19일 중국산 밥쌀 3등급에 대한 첫 공매를 시작으로 매주 월, 목요일 2회에 걸쳐 전자입찰 방식의 공매를 하고 있는 농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16일 현재 전체 공매량 700t의 낙찰률과 낙찰량은 각각 17%, 120t에 그쳤다. 한 달 전 첫 공매 때의 99.4%, 795t과 비교하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수치.
이처럼 중국산 밥쌀 공매가 저조한 까닭은 우리 쌀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 중국산 밥쌀의 20㎏당 낙찰가격이 3만 원 안팎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평균 낙찰가격(2만 2천660원)보다 7천~1만 원이나 높아진 것. 또 지난해 1등급과 비교해 품질이 떨어져 중국산 밥쌀의 주소비처인 식당, 공단 등지에서도 구입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 ㅂ농산 관계자는 "일단 10t을 수입해 시중에 풀었는데 결과가 신통찮다."며 "이에 따라 대구·경북 쌀 도매 업체들은 중국산 밥쌀 공매를 거의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서문시장 쌀 도매상가 관계자도 "중국산 밥쌀 가격이 20㎏당 3만 3천 원까지 올라 3만 6천~3만 8천 원 선의 국산 쌀과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값이 내리고 1등급 품질이 시판되면 언제든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것.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8월 전에 수입쌀이 다 팔려야 9월 수확기 때 우리 농가 피해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데 값싼 재고가 수확기와 겹쳐 대거 풀리면 우리 쌀 시장에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매량은 저조하지만 수입쌀 가격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쌀 도매상들은 계속 늘어나 지난해 첫 등록 때 15곳에 불과했던 대구·경북 공매업체가 현재는 30곳 가까이 늘어났다.
한 공매업체 관계자는 "수입쌀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수입쌀을 검색해보면 공매업체들이 올린 4월 기준의 다양한 중국산 밥쌀 가격이 실시간으로 올라올 정도"라며 "수입쌀 가격이 내리면 유통마진을 노린 쌀 도·소매상들이 봇물을 이뤄 중국산 밥쌀의 국산 둔갑 등 잠잠했던 부정유통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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