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동이 이상해요" 우리 아이도 혹시 ADHD?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취학 아동 중 4~12% 유병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7세 승호(가명)는 엄마 손을 잡고 처음 정신과를 찾았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승호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작은 소파를 끌고 대기실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신학기가 시작된 지 2개월쯤 되면서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문제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아이들이 많다. 대부분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행동에 이상한 점을 발견, 가정에 연락해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된 경우이다.

◆ADHD란?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줄인 말.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이다. 최근 소아정신과나 정신보건서비스 기관을 찾는 아이들의 30~5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을 보이며 학교나 가정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장애이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4~12% 정도가 ADHD를 갖고 있으며,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보다 3, 4배쯤 많다. ADHD 진단을 받으면 80~90% 정도가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주로 중추신경계 활성제를 쓰는데 잠을 늦게 자거나 식사량이 주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왜 문제되나?

ADHD는 학업 수행 능력, 학교생활 적응력, 또래 관계, 가족 내 관계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기능적인 장애를 유발한다. 40~80%의 ADHD 어린이가 청소년기까지 지속되는 증상을 가지며, 청소년기 품행장애, 반항장애, 학교폭력과 관련된다. 또 흡연, 음주, 약물남용, 인터넷 중독 같은 의존 및 중독성 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 청소년기 ADHD의 50% 정도는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성인기 ADHD는 반사회적 행동, 약물남용,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과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이런 질환의 발병이 ADHD의 2차적 후유증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2003년 서울보호관찰소에 있는 청소년 2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DHD 유병률이 일반 청소년에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코올 의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34%가 ADHD를 갖고 있었다.

◆연령대별 ADHD 특징

▷3~6세=걷는 대신 뛰는 경향이 있다. 언제나 끊임없이 움직이고 주의집중을 못하고 계속 움직인다. 식사를 마치기 전에 식탁에서 달아나 버리고, TV를 보면서도 꼼지락거린다. 뚜렷한 이유 없이 심한 분노발작을 일으켜 또래나 형제들과 싸움이 잦다. 많은 경우 언어능력과 그림 그리기, 가위질 같은 능력이 지체된다.

▷7~12세=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집단 규칙을 따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곤란을 겪는다. 수업 시간에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심하게 움직이거나 돌아다닌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는 과제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의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잉행동이 심해진다.

▷청소년기=집중력 장애, 충동성, 기분의 심한 기복은 학습능력 저하, 학교생활 태만으로 이어진다. 교사, 친구, 부모와 감정적 충돌이 잦고 자극적인 컴퓨터게임이나 오락에 지나치게 탐닉한다. 심한 경우 약물남용, 우울장애, 불안장애는 물론 가출, 절도, 폭행 같은 비행으로 연결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백지령 백정신과 원장·박용진 진스마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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