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孝 알리는 일은 평생 가업" 조광제 (재)보화원 이사장

보화상 제정 50주년 맞아 나이 무관 1400명 시상

"효는 앞으로 50년도 변치 않고 지켜가야 할 우리의 얼입니다."

보화상 제정 50주년을 맞은 재단법인 보화원의 조광제(60·사진) 이사장은 "효부, 효자, 효녀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이 보화원과 보화상의 존재 이유"라며 "효를 알리는 일은 평생 지고 가야할 '가업'"이라고 했다.

송나라 주희(朱憙)의 소학에 등장하는 유보풍화(有補風化·풍속과 교화에 도움이 있다)의 글자를 따 만든 보화원과 보화상은 1957년 만들어졌다.

1990년 작고한 조 이사장의 선친이 경북 달성군 월배면(현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개인 토지 1천 500여 평에 보화원을 건립하고 주변 논에서 나온 쌀을 보화상 시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한 것.

"선친은 효와 관련한 국가 시상이 전혀 없다는 걸 안타까워하시다 민간 차원의 보화상 시상을 결심하셨습니다. 지금은 대구·경북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시상 대상이지만 그때는 달성군민들로만 한정했었죠."

1969년 재단법인으로 전환한 보화원은 이때부터 보화상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품을 쌀 20가마니로 부쩍 늘렸다. 쌀 20 가마니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 올해 수상자들은 현재 쌀 한 가마니 값(17만 원)에 따라 모두 340만 원의 시상금을 전달받았다.

"지금은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보화원이 있는 월성동 땅은 묵혀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신 보화원 회관이 있는 4층짜리 빌딩에서 나오는 임대료와 사비를 털어서 시상금을 마련하고 있죠."

유리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조 이사장은 여건이 허락된다면 1990년 선친이 작고한 뒤부터 생각해뒀던 장학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29명을 비롯한 지금까지 보화상 수상자는 1천 400여 명. 18세 여고생에서부터 75세 할아버지까지, 효에는 나이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조 이사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효의 농도가 옅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지금은 부모님 말씀 거역하지 않고 잘 따르며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도 효도인 시대죠. 선행하는 사람은 많은데 효행 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조 이사장은 "효라는 '당연한' 것이 점점 희소해지는 세태가 실망스럽다."며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효 사상만은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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