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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에세이] 미녀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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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대박 난 이 영화를 보며 그녀를 떠 올렸다.

그녀가 진료실을 찾은 것은 산천초목이 파릇파릇한 어느 봄날, 창밖으로 거니는 아가씨들의 손에 잡힐 듯 하늘하늘한 치맛자락이 몹시도 선정적인 그런 날이었다.

20대 후반의 그녀는 상담할 때 인터넷을 통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있었으나 우수어린 눈망울이 정신과적인 문제가 우려될 정도로 음울하고 심각했었다.

그녀의 눈 밑은 20대 후반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주름, 다크 써클, 게다가 한관종까지 있었고 점입가경으로 눈 밑 피부의 부드러운 질감과 도톰한 융기를 적절히 조화한 묘한 허상의 형태까지 바라고 있었다. 비행기 승무원 지망생으로 자신의 눈 밑의 기형(?) 때문에 자꾸만 면접시험에 실패한다며 소개를 받아 나를 찾아 왔다. 소개한 지인이 내게 피부 모공을 시술받은 후 만족도가 높아 나를 편작 쯤 되는 명의로 알고 과장된 믿음과 환상을 갖고 있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기본적인 증례는 아니였고 그녀가 내게 갖는 믿음과 신뢰가 부담스럽기는 해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이래서 사람은 칭찬과 인정을 통해 성숙하는 모양이다.

그녀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후 필러 시술과 여러 가지 레이저시술을 병용하여 몇 개월을 투자하며 고군분투하였다. 몇 개월의 시술 기간 동안 나는 그녀의 눈물도 보았고 타박도 들어야 했으며 짜증도 감내 해야 했다. 그러는 동안 20대의 젊은 피부는 나의 노력과 그녀의 광기 어린 정성이 합쳐서 놀라운 속도로 거듭나고 있었다.

몇 개월 후 장미꽃 백 송이와 꽃보다 더 환한 얼굴의 그녀가 출근길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급여와 대우가 가장 좋다는 한 외국 항공 승무원으로 최종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는 낭보와 함께 말이다.

정현주 (고운미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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