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이 올라오고 가슴이 쓰려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고 서양인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위내시경 검사의 약 8%정도에서 이 질환이 나타남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은 대개의 정상인에게서도 하루에 몇 번을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식도 벽에 붙은 역류물질이 금방 청소되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반면에 병적으로 심한 역류로 인해 여러 가지 동반 증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건강과 관련한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 또 식도나 다른 장기에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면 이를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발병하는 인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된 원인은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어떤 이유로 압력이 낮아졌거나 부적절한 시기에 열리게 됨에 따라 역류가 발생한다. 하부식도괄약근은 평소 일정한 압력으로 조여져 있다가 음식을 삼킬 때만 열리게 되어 있다.
이외 원인은 식도 내로 산이 역류되면 식도의 몸통이 수축운동을 해 위산을 밑으로 청소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수축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면 역류된 위산이 청소가 되지 않아 오래 식도에 머물면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장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배출이 잘 되지 않으면 쉽게 역류가 일어난다.
위산이 역류하면 식도, 인후두, 호흡기를 자극해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게 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과 가장 관련성이 있는 증상으로는 흉부 작열감과 산 역류가 있다. 흉부 작열감은 명치부위에서 가슴위쪽으로 올라가면서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며 산 역류는 신물이 바로 입으로 올라가는 느낌을 준다.
두 증상 중 한 가지만 있어도 다른 검사 없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외에도 명치부위 통증, 속 쓰림, 협심증 같은 유사한 가슴통증, 목의 이물감, 만성기침, 천식, 쉰 목소리 등의 비전형적인 증상을 동반할 때도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다른 질환으로 오인, 엉뚱한 치료를 받거나 성급한 자가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착각에 따른 치료로 일시적인 증상 호전이 있으면 더 이상의 치료를 받지 않게 됨으로써 병을 키우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데 있다.
따라서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속 쓰림, 흉통, 만성기침, 천식 등이 있으면 위산역류에 대한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으면 대부분 위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절반 이상은 내시경 검사를 해도 식도 점막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전형적인 흉부 작열감과 산 역류 증상으로만 추가 검사 없이 진단 가능하다.
만일 비전형적인 증상이 있다면 우선 위내시경을 통해 식도점막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혹시 빈혈, 삼킴 곤란,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있으면 꺼림칙함을 배제하기 위해 반드시 내시경을 받아보아야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탄산음료, 과음, 과식, 흡연을 피하고 베개를 높게 하지 않도록한다. 또 격결한 운동을 삼가는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핵심적인 약물요법은 주로 위산분비억제제인 PPI와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를 이용하며 소화관 운동 촉진제를 같이 쓰기도 한다. 이 때 처음엔 효과가 강한 약을 쓰다가 증상이 호전되면 효과가 낮은 약으로 교체하는 점진적인 투여방식을 통해 치료해 나가게 된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권중구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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