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에서 소백산 풍기온천 방면으로 국도 5호선을 따라 15㎞쯤 달리다 풍기읍 백리에서 멈추면 도로변에 서 있는 '세계적 홍삼의 명가 천제명'이란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
넓은 들판에 서 있는 콘크리트 건물은 주변 농경지와 어울리지 않지만, 연간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전국 최고 수준의 홍삼가공공장이란 위상을 자랑하는 곳이다.
귀농인 박관식(47) 씨가 지난 1995년 농민 6명과 설립한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 역사는 12년 남짓하지만 특산물영농조합이라기보단 중소기업에 가깝다. 직영·농가계약 인삼포 8만여 평에 100여 직원과 각종 설비를 두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기껏해야 수삼, 백삼이던 상품이 이제는 인삼을 증기로 쪄서 말려 얻는 홍삼제품으로 늘어났습니다."
박 대표는 "홍삼 농축액인 홍삼정, 1㎜ 정도로 얇게 썰어 갖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절편삼, 천연벌꿀에 절여 만든 인삼정과 등 관련 제품 20여 종을 생산하고 있다. 산지에서 재배한 인삼을 직접 채취·가공·유통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엄격한 품질관리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인삼의 향과 홍삼 특유의 유효 사포닌 함량을 지닌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2001년과 2004년 홍삼정과와 절편으로 '한국 전통식품 베스트 5'에 각각 뽑혔고 2002년에는 ISO 9001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홍삼정과는 우수한 맛과 향으로 2003년 청와대 대통령 기념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4년 대통령 산업포장도 받았다.
강원도 고성에서 계란 판매상을 하던 박 대표가 고향인 영주시 풍기읍으로 귀농, 가족들과 인삼농사를 시작해 법인 대표가 되기까지는 생산보다는 판매, 가격보다는 최고의 품질과 신용을 추구한 경영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 내에서도 어려움이 많았지요. 인삼가공품이 잘 팔린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너도나도 달려들어 인삼가공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고생해서 만든 제품들이 경쟁력을 잃고 허둥댈 때는 이웃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때부터 고려인삼 캐릭터를 사용하지 않고 차별화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제품명을 '천제명'(천하제일명품)으로 바꾸고 포장도 전문기관에 의뢰해 세련되게 바꿔 제품의 가치를 높였다. 설비도 최신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현재 풍기특산물영농조합은 서울, 부산, 금산에 직영 영업소 3개소를 비롯해 롯데·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동아·대구백화점 등 200여 군데 상설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현지 매장 10여 곳, 베트남 하노이공항 출국장, 호찌민공항 입국장 등에 매장을 둬 연간 5억여 원의 외화도 벌어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또 한번 '진화(進化)'를 꿈꾸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 몰두하겠다. 중국 등 동남아 시장보다 기능성식품을 생활화하는 미국과 유렵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야심찬 세계경영계획을 내놓았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