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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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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음력 4월 초파일은 석가탄신일로 올해는 불기 2551년의 불탄일이 된다. 우리나라에 불교 전래의 역사가 깊다 보니 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초파일 풍습 하나가 등을 켜는 연등(燃燈)행사다.

관등(觀燈) 혹은 등석(燈夕)놀이라고도 불러온 이 풍습은 낮에는 등을 내걸었다가 밤이 되면 불을 밝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등을 손에 들고 행진을 하는 제등행렬을 한다. 불교의 목적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고 부처 또한 깨달음을 얻은 성인이라는 뜻이다. 반면에 중생을 깨닫지 못한 어둠 속에 있는 존재라 한다.

무명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중생이 깨닫지 못하고 미혹 속에 있는 것이 캄캄한 어둠 속에 있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부처님 당시에 바사닉왕이란 임금이 있었다. 궁중에 부처님을 초빙해 설법을 듣고 공양을 올렸다.

많은 제자들과 함께 궁중에서 왕을 위한 특별법회를 하고 공양에 응한 부처님 일행이 궁중을 나오게 되었을 때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였다. 이때 왕이 명을 내려 성 안의 사람들에게 성 밖까지 부처님 돌아가시는 길을 밝히려고 등을 켜게 하였다. 이것이 연등풍습이 생기게 된 유래가 되었다.

밤길을 밝히기 위해서 켠 등이 후대와 와서 불교의 진리를 실천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변해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된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오랜 풍습으로 정착된 이 행사는 종교적 문화풍습으로는 단연 으뜸인 행사라 할 수 있다.

어둠을 밝힌다는 것은 밤이 어두워 불을 켜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본뜻은 중생들의 심지(心地), 곧 마음을 밝힌다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중생의 본래 마음을 빛이라 한다. 심광(心光)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며 무명에 훈습된 중생들은 본래의 심광이 차단되어 마음이 어두워 욕심이 되고 성냄이 되고 어리석음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어두우면 나쁜 업을 짓고 마음이 밝으면 선업을 짓는다. 마음이 어두우면 지혜의 장님이 되고 말아 낮에 해를 못 보는 것처럼 빛을 못보고 어둠만 보게 되는 것이다. 연등은 결국 마음의 등불을 켜라는 것이고, 마음의 등불을 켜고 사는 사람이 지혜를 갖추어 자비를 실천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다. '어둠을 밝혀 주는 빛이 되라.' '세상의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이 되라.' 종교에서 곧잘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지안 스님(은해사 승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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