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은 등급제로 바뀐다는 발표 이후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혼란을 주는 전형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08학년도 대입제도 발표 초기에만 해도 수능이 9등급으로 바뀌면 영향력이 크게 떨어져 지원 자격을 주는 시험 정도로까지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등급제로 바뀌더라도 적잖은 변별력을 가진다는 점이 밝혀지고 대학들이 점수화, 가중치 반영 등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입함에 따라 다시 최대의 영향력을 가진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수능시험이 2008 대입제도 아래서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가지는지 다시 한 번 짚어보자.
▨ 등급 관리가 중요
수능 성적이 9등급으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지난해까지 적용된 표준점수나 백분위와 비교하면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수능 등급을 점수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중요한 전형 요소로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일정 등급이 되지 않으면 지원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성적의 비중을 무시할 수가 없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등급제는 특정 영역에 강한 것보다 전체 영역에 걸쳐 고른 실력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예컨대 원점수 100점 만점인 언어영역에서 1등급 구분 점수가 원점수 기준으로 95점일 경우 100점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과 95점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둘 다 1등급을 받게 된다. 특히 언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돼 1등급 구분 점수가 가령 88점으로 떨어질 경우에도 100점을 받으나 88점을 받으나 같은 1등급이다.
강한 영역의 우수한 점수로 취약 영역의 부족한 점수를 보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등급으로 보완한다는 것은 점수일 때보다 훨씬 손해다. 따라서 한두 영역을 포기할 경우의 손해가 종전보다 막심해진다. 예년의 경우 입시 막판으로 갈수록 수리나 탐구영역 한두 과목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적잖았지만 올해는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
수시모집에 중점을 둔 수험생이라고 해도 수능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많은 대학에서 수시모집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수능을 소홀히 했다가 최저학력기준에 걸려 고배를 마시는 수험생이 적잖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시에 치중하든 정시에 치중하든 끝까지 수능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수능 성적의 변별력
[표]는 교육부가 2006학년도 수능 응시자들의 각 영역별 등급을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로 9등급제 수능도 변별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수능의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인문계 전체 응시자 27만 2천390명 중에서 439명(0.17%)에 불과하고, 자연계는 전체 응시자 19만 5천131명 중에서 277명(0.16%)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능 9등급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비해서는 변별력이 떨어지지만 영역별, 과목별로 9등급을 점수화하여 조합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별력을 가지게 된다.
모든 영역에서 2등급을 받은 인원은 인문계가 1만 2천920명이고 자연계는 1만 515명으로 나타났다. 2등급이 상위 4~11% 수험생임을 감안하면 실제로 모든 영역에서 2등급을 받는 수험생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각보다 높은 변별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최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실수로 한 영역에서 한 등급이 낮아지면 지원하는 학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최상위권은 영역별 등급에 신경 쓰면서 대학별 고사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하위권 수험생도 영역별 9등급을 점수화하여 조합하면 결코 무시할 수가 없는 차이가 나타나고 수능 성적의 변별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고려해 전 영역에 걸쳐 두루 대비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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