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금연의 날'이다. WHO는 해마다 금연의 날의 주제를 만드는데 올해는 '담배연기 없는 세상'(Smoke-Free Environment)이다. 간접흡연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간접흡연에 대한 연구는 1980년 들어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고, 간접흡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한 미국 보건총감 보고서가 2006년에 발표되면서 간접흡연이 인체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 공식화됐다.
◆간접흡연, 직접흡연 못잖은 위험
간접흡연은 담배를 피울 때 필터를 거치지 않고 담배 몸통에서 바로 빠져나오는 연기(부류연)와 흡연자가 들이마셨다가 내뿜는 연기(주류연)를 다른 사람이 마시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담배연기에는 4천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과 69가지의 발암물질이 있다. 발암물질의 경우 부류연을 포함한 간접흡연을 통해 측정이 가능했던 종류가 30가지인데 비록 측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수의 발암물질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기타 유해물질의 경우에도 직접흡연을 통해 흡입할 수 있는 대부분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간접흡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류연의 경우 필터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직접 흡연자가 들이 마시는 주류연에 비해 대부분의 유해물질 농도가 훨씬 더 높다. 예를 들면 부류연에서의 농도가 주류연보다 일산화탄소가 2.5~4.7배, 이산화탄소가 8~11배, 벤젠이 5~10배, 톨루엔이 5.6~8.3배, 아크로레인이 8~15배, 질소산화물이 4~10배, 암모니아가 40~170배, 니코틴이 2.6~3.3배, 아닐린이 30배, 나프틸아민이 30배, 카드뮴이 7.2배, 니켈이 13~30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문제점
간접흡연은 임신과 출산,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의 경우 간접흡연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50~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산, 출생 전과 후 간접흡연의 노출로 인한 소아암, 임파종, 뇌암 등에 있어서도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간접흡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흡기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간접흡연은 영유아기에서 아래쪽 기도 질환의 위험을 1.5~2배 정도 높이며, 기침, 가래, 숨참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급성이나 만성중이염에 걸릴 가능성도 1.6배나 높인다. 천식 환자나 건강한 성인이 급성 호흡기 증상(기침, 천명,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을 보이기도 한다. 간접흡연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폐기능의 감소,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성인의 암 발생에도 원인을 제공한다. 폐암의 경우 간접흡연을 하면 암 발생 가능성이 20~30% 정도 높아진다. 또 유방암, 부비동암의 위험성도 1.7~3배나 높다.
간접흡연은 심장혈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관상동맥질환의 발병이나 이로 인한 사망 위험성을 25~30%나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졸중이나 동맥경화증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접흡연 실태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51.2%가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연기로 인한 간접흡연을 매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간접흡연노출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적으로는 46%였으며 8.5% 정도는 1시간 이상 매일 간접흡연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 실시된 대구시 청소년 흡연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 흡연 초등학생의 50%, 중고등학생의 40% 정도가 1주일에 하루 이상 집안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특히 10% 가까이는 거의 매일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박순우 대구가톨릭대 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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