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3'의 개봉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대전(大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슈렉3'가 화려한 동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초호와 성찬이라면, 담백한 일본 정식과 같은 재패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초속 5센티미터'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면서 겪는 성장통을 그려낸다. 재치있는 단편 애니메이션들을 주제별로 모은 가족 애니메이션 특별전까지, 이번 주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아빠가 된 슈렉
늪지대에 살던 슈렉이 한 나라를 통치하는 왕이 될 위기(?)에 놓였다. 게다가 피오나 공주의 임신으로 아빠가 된다. '슈렉 3'는 이처럼 강력한 장치를 마련해놓고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2편에서 개구리로 변신한 장인이 병세가 깊어지면서 늪으로 돌아갔던 슈렉은 다시 왕궁으로 소환된다. 꼼짝없이 왕위를 계승해 일생을 따분한 왕궁에서 살게 된 슈렉은 유일한 해결책을 찾아 길을 떠난다. 왕위를 대신 물려받을 유일한 친척을 찾아 동키와 장화 신은 고양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
슈렉이 막 떠나려는데 아내 피오나가 새로운 소식을 전한다. 그가 아빠가 될 것이라는 소식. 슈렉이 왕국을 떠난 사이 프린스 차밍은 후크 선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키고, 피오나 공주와 왕비는 동화 속 공주들을 불러 모아 대반격에 나선다.
슈렉을 바짝 긴장하게 하는 슈렉 베이비의 탄생은 관객들이 기다려온 순간. 무려 세 쌍둥이로 태어난 이 아기들은 슈렉을 그대로 닮았다. 동화 속 인물 비틀기에 능숙한 애니메이션답게 슈렉 3에도 다양한 동화 캐릭터들이 엽기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사실 기면증 환자였음이 밝혀지고, 백설공주는 '까칠한 성격' 때문에 집에서 쫓겨난 것이다. 신데렐라가 그처럼 청소를 열심히 한 이유는 계모와 언니들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결벽증 때문. 악당이 들이닥쳐도 그녀는 바닥을 닦기에 여념이 없다.
◆재패니메이션
호소다 마모루 감독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초속 5센티미터'가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14일 개봉하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쓰츠이 야스다카가 1965년에 쓴 소설로 일본에서 이미 영화·드라마·만화로 장르를 바꿔가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스태프들이 모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조, '신세기 에반게리온' 캐릭터를 디자인한 사다모토 요시유키 등이 합류했다.
주인공인 17세 고등학생 마코토는 선머슴 같은 소녀다.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친구 치아키, 고스케와 야구를 한다. 어느 날 마코토는 시간을 건너뛸 수 있는 장치를 발견한다. 치아키가 사귀자고 어렵사리 말하자 마코토는 어색해 그만 시간을 돌려버린다.
시간을 건너뛸 때마다 꼬이는 일들 때문에 마코토는 달리고 또 달린다. 마코토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릴 때쯤 그는 이별을 견딜 만큼 부쩍 자랐다.
21일 개봉하는 '초속 5센티미터'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를 의미한다고. 초등학교의 졸업과 동시에 떨어져 있게 된 토오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의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그려낸다. 벚꽃이 떨어지는 풍경을 실사 사진처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사실적인 그림은 모두 손으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 단편 애니메이션, 한자리에
대구시네마테크는 7일부터 10일까지 가족애니메이션 특별전을 동성아트홀(053-425-2845)에서 개최한다.
'웃음', '사랑', '용기', '꿈' 등 네 가지 주제로 엮은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수준높은 단편 애니메이션 총 19편을 선보인다.
'웃음' 섹션에는 '신' '노긴' 등 일곱 작품이 상영된다. 무시무시한 신이 파리 한 마리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진다는 '신', 아랫배에 얼굴이 달려 있는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공존과 경쟁이 그려지는 '노긴' 등은 코믹한 설정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사랑' 섹션에는 네 가지 빛깔의 사랑이 그려진다. 불가리아 애니메이션 '블랙 앤 화이트'는 세상 어떤 것도 완전히 하얗지도, 검지도 않다는 점을 역설한다. 독일 3D 애니메이션 '딜리버리'는 홀로 사는 노인에게 소포가 배달돼 오면서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세 가지 작품이 엮인 '용기' 섹션에는 에스토니아 작품 '눈 나쁜 꼬마 방울뱀 이야기', 프랑스 '팻과 스탠리', 영국 '우주비행사'가 상영된다.
'꿈' 섹션에는 다섯 작품이 상영된다. 화성에 가기를 갈망하는 소녀 이야기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화성여행', 남극에 살고 있는 펭귄이 북극에 살고 있는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받고 싶어 하는 '펭귄 크리스마스', 뜨개질에 관한 망상과 집착을 다룬 '마지막 뜨개질' 등을 상영한다. 모든 섹션은 상영시간이 50분 내외로, 여러 나라 단편 애니메이션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일반 4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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