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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창업)일과 결혼하니 '아줌마' 아닌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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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부터)피부관리실 운영 박수진씨. 초밥집 운영 김경숙씨.
▲ (위로부터)피부관리실 운영 박수진씨. 초밥집 운영 김경숙씨.

'골드 미스'들이 창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골드 미스란 능력과 재력을 갖춘 30대 싱글 여성들을 일컫는 신조어. 대책 없이 나이만 든 '올드 미스'와 비교되는 개념이다. 기업이나 전문직 영역에서도 골드 미스들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평생직장 개념이 깨지면서 창업을 통해 골드 미스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 피부관리실 운영 박수진씨

"나이에 맞춰 결혼을 했다면 지금 같은 경영은 어려웠을 거예요." '박수진 스킨&바디'를 운영하는 박수진(37) 씨는 피부관리실을 3곳이나 가지고 있는 어엿한 여성 CEO. 지금 같은 운영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 일에 대해 매진했기 때문. 박 대표는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도 꽤 있는데 모두 육아 문제로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창업도 마찬가지. 보통 여성들은 결혼 후 공방이나 소품 판매 등 조그마한 가게를 여는 데 그친다는 것. 박 대표는 "가정이라는 굴레가 있어 항상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일에 전념을 못하는데 크게 일을 못 벌리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그녀는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단지 일에 매달려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뿐이다. 박 대표는 "지금은 결혼을 꼭 해야 하나는 생각이 든다."며 "오히려 싱글로 자유로운 면이 많다."고 했다.

그녀는 과거 직장을 다닐 때 피부관리실을 좀 다닌 것이 인연이 됐다. 박 대표는 "관리실을 자주 가다 보니 내 피부를 마음대로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부관리실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동업을 했지만 계속 적자가 나고 마찰이 생겨 2004년 독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6개월 동안 지하상가에 홍보 전단지를 돌리고 게릴라 현수막을 거는 등 발에 불이 나게 뛰어다녔다. 퇴근도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박 대표는 "그렇게 힘들게 노력하니까 1년이 지나면서 매출이 조금씩 상승해 지난해 안정권에 들었고 관리실 두 곳을 추가로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은 고급화와 건강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피부관리는 물론, 족욕과 반신욕, 비만 등 건강 쪽으로 콘셉트를 맞추고 있는 것. 박 대표는 "이제 관리실도 무한경쟁 시장으로 변하면서 개인 주치의나 상담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쉼터 구실을 해야 '고객 끌어들이기'가 가능하다고 했다.

▶ 초밥집 운영 김경숙씨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서 '달인 손초밥'을 운영하는 김경숙(34·여)씨는 지금껏 쉴 틈 없이 달려왔다. 7년 정도 음식점 서빙을 하면서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올해 초 초밥집을 열면서도 아직 쉬는 날이 없었다. 그렇게 일과 열렬한 사랑을 하는 바람에 아직 결혼을 못했지만 버는 족족 알뜰하게 적금을 해서 어엿한 가게를 연 게 무척 뿌듯하다.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꿈꾸던 개인 창업을 이루고 보니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그녀는 초밥집을 열기 전 아이템 선정과 시장 조사에 틈틈이 시간을 투자했다. 많은 음식 가운데 웰빙 시대에 맞춰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초밥을 선택했고 인근에 학교가 20곳이 넘어 안정적인 수요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용산동 큰 시장 안에 초밥집을 연 것이다.

초밥집을 열면서 그녀는 다른 초밥집과 상당 부분을 차별화했다. 손수 가게 인테리어를 직접 꾸미고 젊은이들이 좋아하게끔 각종 아기자기한 장식품을 진열했다. 무엇보다 신경쓴 건 역시 맛. 이를 위해 초밥에 들어가는 초대리나 육수, 간장 등을 직접 만들고 있다. 또 메뉴도 떡갈비 초밥이나 크레미 초밥같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특미 초밥을 개발했다. 김 대표는 "미스다 보니 이렇듯 일에만 신경을 쓸 수 있었다."고 했다.

덕분에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보통 하루에 50통 정도의 주문 전화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주로 단골들이 많은데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만큼 시켜 먹는 사람은 자주 시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초밥집을 발전시켜 장차 고급풍의 횟집을 여는 것이 꿈이다. 김 대표는 "아직은 내세울 정도로 큰 규모가 아니지만 꾸준히 매출을 올려 남부럽지 않은 가게를 꼭 차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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