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이들 중에 시인이 있다. 시들이 디지털의 '복제의 희생양'이 돼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이 바람에 시집 사는 사람이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하는 시인들도 많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 씨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자신의 시뿐 아니라 적지 않은 시인들의 작품이 인터넷 공간에서 변형돼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도서출판 창비 홈페이지 '창작주간논평'에 올린 '인터넷에서 수난받는 시작품들'이라는 글에서 "원래 2연으로 된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이 3연으로 변형돼 인터넷 공간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도 시인은 "무심코 확인해보지 않았다면 이런 글이 내 시가 돼 사보에 실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옮겨다니게 된다."면서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사례를 들었다.
도 시인은 "얼마 전 한 방송국이 일일연속극 중에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내 시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시가 아니라 내 산문집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에 수록된 글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도 시인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점은 비단 그 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호승, 안도현 시인 등 적잖은 동료 시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하고 있다.
도 시인은 "저마다 자신의 인터넷 공간의 주인이 돼 얼마든지 글을 쓰거나 옮겨서 사이버공간을 채울 수 있는 세상이다 보니 부정확하고 믿을 수 없는 글이 범람하고 있다."며 "그런 글을 원문에 맞게 정리하고 바로잡아주는 백신프로그램이 개발되거나 사이트가 만들어져야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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