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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코발트광산 희생자 57년만에 원혼 달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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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희생된 3천500여명 유해발굴…성별·나이 등 파악

▲ 경산 코발트광산 유해발굴 작업이 8일 오후 국가 차원에서 첫 시작됐다.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와 위령제를 마친 뒤 발굴단과 함께 제1 수평굴을 찾은 유족들이 현장을 둘러보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경산 코발트광산 유해발굴 작업이 8일 오후 국가 차원에서 첫 시작됐다.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와 위령제를 마친 뒤 발굴단과 함께 제1 수평굴을 찾은 유족들이 현장을 둘러보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이시여! 살아있는 자들의 무심함을 용서하시고 우리 민족의 암울했던 과거는 이제 잊어주십시오. 오늘도 이 못난 후손들이 원혼들 앞에서 술 한잔 올리면서 백배사죄합니다."

8일 오후 2시 경산 평산동 폐코발트광산 제1수평굴 앞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이하 진실화해위원회)와 유족들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민간인의 원혼을 보듬는 위령제를 올렸다.

유족들은 국가차원의 첫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와 위령제가 끝난 후 제1수평굴에 들어가 수많은 유골들을 접하고 숙연한 표정으로 묵념을 올렸고, 일부는 진흙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거나 오열을 터뜨렸다.

(사)한국전쟁전후 경산코발트광산 민간인희생자 유족회 이태준 이사장은 "법 절차 없이 집단 희생된 3천500여 명의 우리 부모형제들이 지난 57년 동안 칠흑 같은 갱도 속에서 나뒹굴었고, 유족들도 연좌제 등으로 삶이 곧 감옥이었다."며 "이제 진실 규명을 통해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과 그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해 발굴은 경남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이상길 교수)이 맡아 일차적으로 9월 말까지 집단 매장지로 추정되는 수평갱도 2곳과 수직갱도 한 곳에서 진행된다. 발굴을 통해 수습된 유해들은 오는 12월까지 충북대 감식팀에서 성별, 나이 등의 정보를 파악하며 일부에 대해서는 DNA 검사도 할 예정이다. 최종 자료는 내년 1월 말쯤 나온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이란?

1950년 6월 말에서 9월 초까지 대구·경북지역 국민보도연맹원과 대구형무소 재소자 등이 경산 평산동 코발트광산 지하갱도와 인근 대원골에서 국군에 의해 집단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유족들은 이때 대구형무소 재소자 2천500여 명과 지역 국민보도연맹원 1천여 명(경산·청도 각 400여 명, 영천 200여 명) 등 모두 3천500여 명이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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