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과잉 流動性 따른 금리 인상 대비해야

시중 유동성이 하루 1조 원꼴로 불어나며 급팽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은행은 5월 한 달 동안 광의 유동성이 25조 4천억 원이나 급증해 잔액이 1천913조 5천억 원에 달했으며 유동성 증가율이 4월에 비해 2배로 뛰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양도성 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린 데다 최근 증시 호조로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돈이 급격하게 몰린 게 주원인이라고 한다.

광의 유동성은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아우른 것으로 현금 외에 예금'적금'채권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시중 유동성이 하루 1조 원꼴로 불어난다는 건 시중에 현금이 하루 1조 원씩 증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돈이 至賤(지천)으로 깔리면 돈 가치가 떨어지는 건 불문가지다. 돈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물가상승 압박이 가중된다. 인플레이션이 도래하면 가장 고통받는 게 서민들이다.

문제는 시중에 풀린 과잉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금리 인상을 제외하면 마뜩하지 않다는 점이다. 과잉 유동성은 부동산에서 증시로 옮겨가며 각종 자산시장에서 거품을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에 따른 내수 위축을 우려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 단행은 미적거리고 있다. 그러나 CD 금리가 이미 오르고 있는 데다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 한은도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내수가 희생된다. 그렇다고 유동성 증가세를 방치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다. 정책당국의 딜레마다. 유동성 증가세가 제어되지 않고 물가가 오르면 결국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수밖에 없다. 가계를 비롯한 각 경제주체들은 금리인상에 미리 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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