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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풀어낸 시골 마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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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범행 판단…피해·피의자 화해자리

검찰이 폭행사건으로 갈등에 휘말린 한 마을을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10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경주 양북면 최모(70) 씨에 대한 죄명을 폭력 등으로 변경, 석방했다.

최 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7시쯤 자신의 논에서 벼가 말라죽자 이웃한 박모(69) 씨가 농약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박 씨 집을 찾아가 삽으로 머리 등을 내리쳐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됐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지검 경주지청 이방현 검사는 보완조사를 통해 살인의 범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농번기에 벼가 말라죽게 되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범행한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피해자와 피의자 양 당사자 간 자리를 만들었다. 검찰이 마련한 자리에서 평생을 이웃한 둘의 오해는 금방 풀렸다.

35가구 54명의 마을주민 탄원도 이어졌다. 최 씨가 70평생 죄 한 번 짓지 않고 농사만 지어왔는데 이 문제로 마을 자체가 쑥대밭이 됐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

검찰은 양 당사자가 이웃간인데다 합의한 점, 마을의 화합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날 최 씨의 죄목을 변경하고 석방했다. 최 씨는 앞으로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주민들 품으로 돌어간 최 씨는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해 동민들에게 큰 죄를 지었다."면서 "남은 여생 마을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검찰은 "앞으로 형식적 법집행보다는 사건의 내면을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는 한편 지역 특성을 세심하게 살피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최 씨가 경찰 초동수사에서는 흥분한 나머지 살인의 고의를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진술 등을 해 경찰이 살인미수죄를 적용, 구속했으며 법 적용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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