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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데이] 남편동창 부인모임 올핸 합동회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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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 동창으로 만난 열네 명의 부인들이 모임을 한 지도 10년째이다. 올해 남편들이 회갑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그간 알뜰히 모은 돈으로 합동회갑연을 열기로 했다. 열네 명의 내외와 각 가정에 축하해줄 한 자녀 내외를 초대하기로 하고 모든 경비와 준비는 우리 부인들 몫으로 했다. 한복을 차려입고 준비하는 우리 부인들의 모습에 호텔 측에서도 감동하여 케이크와 샴페인, 꽃바구니 등을 서비스로 준비해 주었다.

식구가 많은 가정에서는 합동회갑연 참가여부를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도 하고 결혼한 자녀가 없는 가정에서는 알밤 같은 두 아들을 데리고 와 자랑을 하기도 했다. 다행히 외동아들만 둔 우리 가정에서는 그런 고충 없이 아들 내외가 참석했다. 한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며느리를 앞세우고 입장하는 순간 나는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가족 장기자랑대회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아들들이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글을 읽을 때는 훌쩍 자란 자녀들의 모습에 대견스러워하며 박수를 보냈다.

손에 손을 잡고 자녀와 부모가 함께한 자리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그날의 감동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했다.

합동회갑연에 들어설 때와 달리 헤어질 때는 아쉬움이 남아 축하를 받은 남편들께서는 다음에 부인들의 회갑잔치는 양장차림으로 남편들이 준비하겠다고 다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세월과 같이 갈고 닦아온 풍성한 지혜와 경험을 자녀들에게 넘겨주는 부모가 될 것을 약속하며 막을 내렸다. 싸늘한 밤 공기를 맡으며 돌아오는 길, 나의 가슴에는 기쁨의 왈츠가 풋풋한 선율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박재희(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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