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배형규 목사 피살 사태가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선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터진 이번 사태로 국민들의 관심이 급속하게 배 목사 피살 사태에 쏠리면서 양 캠프는 내심 유불리를 계산하고 있다. 특히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한 사정에 처한 박 후보 측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
당초 박 후보 측은 경선일이 다가오면서 이 후보에 대한 검증에 캠프의 모든 화력을 쏟을 작정이었다. 박 캠프 측에서는 25일부터 검증공세를 펼치며 '이명박 본선 필패론'을 확산시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배 목사 피살 사태에 따라 양 캠프에서는 국민 감정을 고려해 정치 공방을 자제키로 하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
박 후보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은 "배 목사 피살사태로 크게 불리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후보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이 후보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이 묻히는 양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 측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에 반해 이 후보 측은 느긋해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이 후보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 대한 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여유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이 캠프 측은 '대세론'과 '본선필승론'을 더욱 확산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솔직히 불리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광주 합동연설회가 중단된 것은 당초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22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의 지지자 간 충돌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명쾌한 당의 입장 정리 없이 후보 지지자 간 충돌방지 약속을 이유로 26일 부산 합동연설회를 재개했다. 때문에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아프간 사태에 무관심하고 정권만 잡으려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거세질까 걱정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에서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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