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수출액 387억 달러(전국3위)', '무역수지 159억 달러(전국1위)'. '연간 8천개 일자리 창출'
지난 10년간(1995년~2005년) 경북이 거둔 경제 성적표다. 그간 경북에는 일감이 넘쳐났다. 하지만 최근 구미, 포항 등 일부지역에 대한 일자리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데다 '잘나가던' 제조업도 주춤하고 있다.
▶대기업 고용창구 아니다.
"자동화, 글로벌 경쟁체제 등으로 대기업이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신규 투자가 끊기다시피 했지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지난 10년간 지표로 본 경북지역의 고용 사정은 '맑음'이다. 2만 4천376개의 사업체가 문을 열었고, 이로 인해 8만 4천73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같은 기간 2만 2천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대구와 비교할 때 적지 않은 숫자다.
'괜찮은' 일자리도 그만큼 많이 만들어졌을까.
대기업의 기준이 되는 300인 이상 사업체가 24개 감소(165개→141개)하면서 대기업의 일자리 2만 7천566개가 사라졌다. 대기업 본사나 생산공장이 경북을 빠져나가거나 문을 닫았기 때문.
반면 일자리 창출은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이끌었고, 특히 1~4인 규모의 영세업체가 크게 증가했다. 내실 측면에서는 낙제점을 겨우 면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흔들리는 생산기지
대기업의 생산공장이 많은 경북지역 경우 제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경북의 고용추이에서 제조업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말 제조업 종사자는 26만 5천13명. 1995년에 비해 2만 1천120명이 늘었으나 전체 종사자 중 제조업 종사자의 비율(33%→32.2%)은 약간 낮아졌다.
김정기 구미상공회의소 조사진흥팀 과장은 "고용 영향력이 큰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화로 인원을 감축하거나 아예 타지역이나 해외로 생산공장을 옮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비스업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져 95년 45.8%에서 2005년 48.1%로 상승했다.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북지역의 일자리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2005년 사업체기초통계조사에 나타난 경북 전체의 일자리는 82만 3천500개. 구미의 일자리가 17만 1천492개로 경북지역 일자리의 20.1%를 차지했고 포항도 15만 7천555개로 19.1%에 이르고 있다.
이들 도시에 대기업 공장을 중심으로 중소 하청업체가 몰려 있다 보니 대기업의 경기가 지역 전체 산업 및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구미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 의존경향이 크다 보니 대기업의 상황에 따라 회사의 존폐가 걸릴 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독자적인 부품생산이나 기술 노하우를 갖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지만 인력, 돈 등 여건이 어렵다."고 했다.
▶신산업을 찾아라.
경북도는 성장세를 보인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얼어붙고 있는 지역 경기에 긴장하고 있다.
이왕용 경북도 고용노사지원팀장은 "구미의 전자, 포항의 철강만으로는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경북 전체의 산업구조 재편이나 기업유치 등으로 새 '일자리 창출 터전'을 찾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경북도는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신재생에너지와 로봇산업에 집중키로 하고 동해안을 활용한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과 나노센터, 지능로봇 연구소, 바이오 연구소 등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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