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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바꿔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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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오늘은 입장 바꿔 생각하고 이야기 새로 꾸며볼까? 그게 뭐냐 하면 음, 오늘 네 생일이라고 아빠가 네 맘 헤아려, 조르지 않아도 이렇게 먼저 이야기해주는 것과 같은 거야. 자, 들어봐. 네가 잘 아는 옛이야기야.

옛날에 하늘나라에서 큰 죄를 지은 선녀가 인간 세상으로 귀양살이를 가야 했대. 그런데 하늘나라 법은 무턱대고 죄인을 땅으로 내려보내는 게 아니라, 인간들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고 또 나중엔 하늘나라로 인간 스스로 돌려보내줘야 귀양살이가 끝나도록 되어 있어.

그래서 마음 아파하던 선녀의 친구들은 땅위를 살펴 마음씨 착한 나무꾼을 찾아내고는 사슴과 사냥꾼으로 모습을 바꾸어 일을 꾸몄대. 목욕하는 선녀옷을 나무꾼이 훔치게 하고 또 부부로 같이 살게끔 말이야.

원래 가진 따뜻한 성정과 죄갚음하는 절실한 마음으로 땅위에 남겨진 선녀는 나무꾼에게 정성을 다했지. 순박한 나무꾼이 자신을 지극히 사랑해줬지만, 그러나 귀양살이하는 땅위 세월을 견디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래도 나무꾼은 감춰둔 날개옷이 상하지 않게 몰래 돌보는 일을 잊지는 않았지. 셋째아이를 낳게 되는 땅위 햇수가 지나면 날개옷이 해져서 아무리 잘 수선해도 소용이 없어진다고 했거든. 착한 나무꾼은 몰래 옷을 숨긴 일이 늘 미안한데다, 둘째아기를 낳고 하늘나라가 그리워 슬퍼하는 선녀를 보다 못해 결국 날개옷을 내주게 되지. 이 모든 게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선녀친구들이 미리 짜고 꾸민 대로 된 거지.

선녀를 하늘로 보내버리고 난후 나무꾼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아내를 그리워했어. 그대로 놔두면 곧 죽을 것 같았어. 할 수 없이 다시 선녀친구가 사슴으로 나무꾼에게 다가가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게 되지. 그런데 막상 하늘로 왔지만 농투성이 허름한 나무꾼을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거야. 하늘나라로 되돌아온 선녀아내가 다시 땅위로 내려가려 하지도 않고 말이지. 그래서 남겨진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구실로 다시 땅에 내려오지만 이미 나무꾼은 모든 걸 다 잃고 엉망으로 되어버렸단다….

똑같이 슬프지? 그런데 은아, 네 엄마도 사실은 하늘에서 귀양 온 선녀란다. 세 아이를 낳고 그 막내가 여덟 살이 되면 하늘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 오늘이 그 막내가 여덟 살 되는 날이네?…윽, 이런, 너 우는 거야? 하하 울지 마, 아빠가 농담하는 거야. 허 참, 여보 여기 빨리 와, 우리 은이가 울어….

조현열 아동문학가·신경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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