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스때문에 U턴 못하겠어요"

대구 산격주공 앞 도로 10~15분씩 정차로 차량들 골탕

▲ 북구 산격주공아파트 앞 버스승강장이 349번 버스의 회차지 역할을 하고 있어 U턴 차량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북구 산격주공아파트 앞 버스승강장이 349번 버스의 회차지 역할을 하고 있어 U턴 차량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0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산격주공아파트 앞 도로. 무태교 방향으로 3차로, 북구청 방향으로 2차로로 된 이 도로의 아파트 정문 앞에는 'U턴 구간'이 있다. 2차로임을 감안, U턴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약 30m 길이의 도로를 인도 쪽으로 확장해 놓았지만 한번에 제대로 U턴을 하는 차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대기 중인 349번 시내버스 때문이었다. 취재 기자가 1시간 정도 지켜본 결과 택시, 승용차, 트럭 등이 U턴을 하다 버스 뒷부분에 걸려 대부분 후진했고, 이에 뒤에서 달려오던 차들이 급정거하거나 곡예운행을 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349번 버스 기사 A씨는 "시지지구에서 출발해서 이곳까지 오는데 화장실도 가고, 운행 간격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항상 10~15분 정도 정차한다."며 "이곳은 정식 버스 대기장소인데 문제는 버스 뒤로 차들이 불법 주·정차하면서 U턴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지 버스하고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버스승강장에는 '349번 시내버스의 대기장소이므로 일반 차량의 주·정차를 금지해 달라.'는 대구버스조합의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버스 기사 B씨는 "솔직히 U턴하다 애먹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욕을 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쉴 수 있는 곳이 마땅찮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불편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다른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23·여) 씨는 "349번 버스가 항상 여기에 정차해 있어 뒤쪽에서 오는 버스를 볼 수가 없고 이 때문에 허겁지겁 타기 일쑤"라고 말했다. 한 가게 주인은 "버스들이 엔진을 켜놓고 정차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더운데 열기까지 더해져 숨쉬기도 힘들고 시끄럽기까지 하다."며 "이틀에 한번 꼴로는 고성이 오가는 등 이곳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U턴 구간을 버스 대기장소로 정한 적이 없다."며 "주민 불편이 잇따르는 만큼 현장을 점검한 뒤 잘못된 점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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