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9월 초 떠나는 색다른 휴가', '늦은 여름 휴가, 거침없이 떠나자.'….
여행사 홈페이지마다 빠지지 않고 올라와 있는 올여름 해외여행 상품 타이틀이다. 이들 상품 배너를 클릭하면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미국 등 전세계 패키지 상품들이 올라와 있고, 성수기 때보다 최고 20만~30만 원 싸다는 '초저가 상품' 광고 문구가 가득하다.
대구의 한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싱글' 이진용(32) 씨는 수십 가지가 넘는 늦여름 휴가 상품 중에서 9월 1일(토)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떠나는 태국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다. 홈페이지를 뒤지고 뒤져 값도 싸고, 동반자 할인에 '크루즈' 옵션 상품을 찾아냈다. 이 씨는 "9월, 가을의 문턱에 떠나는 늦은 여름 휴가지만 스스로 원한 일"이라며 "여행업계가 쏟아내는 초저가 상품들을 고르고 골라 싸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재미가 만만찮다."고 했다. 대구 여행사 관계자들도 "가족과 휴가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없는 젊은 싱글들은 2, 3년 전부터 알뜰형 늦여름 휴가 상품들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예년에는 30%대에도 미치지 못했던 상품 예약률이 올해는 60%대까지 높아졌다."고 전했다.
9월 해외여행이 인기다. 늦여름 휴가를 떠나는 알뜰 싱글족들이 많아진데다 올해는 최소 5일에서 최대 9일까지 이어지는 추석연휴 기간까지 겹쳤다. 캄보디아 비행기 추락 사고에다 8월 중순까지 이어진 호우로 불황의 나날을 보냈던 여행업계도 '9월 특수'를 잔뜩 기대하는 분위기.
회사원 임대훈(42) 씨는 요즘 추석 해외여행 상품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9월 22일(토)부터 24일까지 짧은 동남아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25일 추석 당일 차례를 지내고 싶었지만 벌써 모든 상품 예약이 끝나 있었던 것. 임 씨는 "인터넷에도 100가지가 훨씬 넘는 추석 연휴 상품이 있었지만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일본, 중국, 동남아 상품은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좀 더 빨리 서둘렀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대구 여행업계에 따르면 추석 해외여행 상품 예약률은 90%를 웃돌고 있다. 22일부터 26일까지 최소 5일간 휴일이 보장된데다 27, 28일을 월차나 짧은 휴가로 처리하면 30일까지 최대 9일간 연휴 기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 인기 상품들은 벌써 6월에 모든 예약이 끝났고, 나머지 상품들도 지난달까지 대부분 소화됐다. 추석 이후 연휴 마지막날인 26일에 떠나는 상품들만 일부 남아 있다는 것.
대구 ㅅ여행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 상품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명절날 가족·친지들을 '피해' 해외로 떠나려는 싱글족들이 많은 때문인데, 올해는 연휴 기간이 길어 추석도 쇠고, 해외여행도 다녀오려는 가족단위 여행객들까지 가세하고 있다."며 "올해 여행업계는 악재가 많았지만 비수기인 9월 사정이 괜찮아 그럭저럭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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