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삼성 '구미기술센터 포기' 방관만 했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삼성전자가 구미기술센터 건립을 무기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여건이 개선될 경우 공사를 재개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고 봐야 한다. 경영여건 개선 기준이란 게 명확하지 않은데다 이미 100억 원이나 투입한 공사를 중단했을 때는 그만한 판단과 분석이 뒷받침됐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구미기술센터를 2009년까지 완공해 구미사업장을 휴대전화 제조 및 개발의 메카로 유지하고, 중국공장 등은 신흥시장 공략거점으로 차별 운영한다고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구미기술센터 건립 포기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음을 암시한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도 '휴대전화의 메카'가 아니라 하청 생산기지로 格下(격하)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영 상황에 따라 철수하든가, 해외로 이전할 수 있는 공장에 불과한 셈이다.

구미시는 사실상 '삼성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8천만 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생산과 수출이 구미공단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번 구미기술센터 건립 중단은 구미와 경북 및 대구 경제에 치명타다. 구미와 대구 일대에 추진하던 '모바일 클러스터' 구축이 무산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 건립 중단은 단순히 기술센터 설립이란 단일 사업을 포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본란은 '자본에는 國籍(국적)이 없다. 싼값에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돈이 된다면 기업은 어디든지 찾아간다. 구미공장의 운영이 어렵다면 삼성도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지역 경제계에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렸다고 욕하기 앞서 구미시와 경북도, 대구시는 지난 3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가. 참으로 답답하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