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처리가 어려워 애물단지가 될 위기에 처한 친환경농법의 '기수'인 오리(본지 16일자 9면 보도)가 이번에는 도로로 뛰쳐나오는 일이 잦아 운전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9일 가족들을 태우고 덕구온천으로 가던 황모(41) 씨는 갑자기 나타난 10여 마리의 오리떼 때문에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황 씨는 "급브레이크를 밟아 충돌은 피했지만 차는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차로로 뛰어들었다. 마주 오던 차가 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최근 울진에 때아닌 '오리 주의보'가 발령됐다. 친환경 오리로 사육된 이 지역 오리들이 식용 전용으로 키운 일반 오리보다 맛이 떨어지고 살이 없어 식품회사 등에서 구매를 기피하는 바람에 농민들이 방치, 집을 잃은 오리들이 도로로 뛰쳐나오면서 운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
인근 주민 전모(38) 씨도 며칠 전 출근길에 오리 몇 마리를 치여 죽이는 바람에 요즘 기분이 언짢다고 했다. 20일 오전 9시쯤에는 원남~근남면을 잇는 7번 국도에 60여 마리의 오리떼가 나타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면사무소 공무원들이 1시간여 동안 '오리떼 사냥'에 나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주민들은 오리떼가 자주 출몰하는 원남 매화와 금매리, 북면 하당리 지역에 '오리떼 주의 운전'이라는 입간판을 세우는 등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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