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상승, 아파트 살 때 돈 빌려쓴 사람들의 시름이 늘고 있다. 은행들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고 연 8%를 훌쩍 뛰어넘고 있으며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식시장만 들떠있을 뿐 실물경기는 아직도 꽁꽁 얼어있다는데 금리는 도대체 왜 뛰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 가계의 '빚 대비책'은 어떻게 세워야할까?
◆금리 왜 뛰나?
한국은행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두 달 연속으로 콜금리 목표치를 인상했다. 단기자금시장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콜금리 목표치가 인상되면 CD금리도 오르는 만큼 최근 CD금리의 상승은 한국은행이 일단 단초를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최근 예금이 증권사의 CMA계좌나 주식형펀드로 빠져나가면서 대출재원이 모자라는 상황을 겪어왔고, 대출재원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CD발행을 늘려왔다. 그러나 은행들이 발행하는 CD를 주로 사가는 채권형펀드·머니마켓펀드(MMF) 등에서도 요즘 돈이 빠져나가면서 이들이 CD를 사가는 힘도 떨어졌다. 결국 은행들은 CD를 더 팔아내기 위해 CD이자를 높게 쳐주게됐고 CD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CD금리는 콜금리 목표치가 인상된 당일 0.11%포인트 오른데 이어 거의 매일 0.01%포인트씩 상승하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CD금리는 5.26%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가을에만 해도 CD금리는 4.57%수준이었는데 불과 1년도 안돼 크게 오른 것. 시장에서는 콜금리가 5.3%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금' 요율도 종전 0.16%수준에서 지난달부터는 0.3%로 급등,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
곽병진 우리경영컨설팅 대표는 "가계뿐 아니라 기업도 금리 상승세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조기 인하하고, 대출금리상한제를 도입하는 한편 금리산정과정을 금융소비자들에게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 서민경제의 고통으로 직결되는 급작스런 이자율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어떤 대응이 필요?
최근 은행들이 금리 상한선을 둔 대출상품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리 급등으로 불안해진 금융 소비자들의 심리를 감안한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이런 상품에 눈을 돌리는 것도 이자 폭탄을 피할 방편.
우리은행은 최근 금리상한제 대출을 개발, 금융감독원에 심의를 신청했다. 대출계약 체결시점에 금리를 고정하면 CD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금리가 높아지지 않는다. 또 CD금리가 떨어져도 하락 폭에 관계없이 대출금리가 동반 하락하도록 설계됐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약관 심의가 끝나는 대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출시된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도 금리 상단을 고정시킴으로써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자안전지대론은 금리가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0.1~0.2%포인트 정도 높지만 대출 계약기간 동안 금리 상단이 고정, 1%포인트내에서 CD금리의 변화에 연동해 금리 하락이 가능하다.
대구은행도 금리상한제 대출상품 개발을 검토중이다.
한편 고정금리 대출쪽에 관심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22일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3년 고정 '포유 장기대출' 금리는 연 6.15∼7.75%로 3개월 변동금리(연 5.91∼7.71%)와의 격차가 0.24%포인트까지 좁혀진 상태. 향후 1차례 정도 금리인상이 더 있다고 예상한다면 결코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
최상수 대구은행 개인여신부 차장은 "대구은행의 고정금리 상품 이자율은 6.6~8.7%수준인데 최저금리 기준으로 따져본다면 변동금리(6.25%)와 아직은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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