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신당 "조순형과 후보 단일화 못해"

민주당 경선서 선두 부각…친노·반노·비노 한목소리로 "거부"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기류가 흔들릴 조짐이다.

범여권은 그동안 정파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후보단일화 문제에서는 한목소리였으나 민주당 후보경선을 앞두고 조순형 의원이 선두주자로 부각되자 균열음이 표출되기 시작한 것.

균열음은 대통합민주신당 측 대선 후보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친노(親盧)·반노(反盧)·비노(非盧)가릴것 없이 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될 경우 후보단일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28일 조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햇볕정책을 비판했던 것을 거론하며 "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 공격한 뒤, 한발 더 나가 "조 의원이 선출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또 "조 의원이 후보가 되면, 민주신당은 새로운 연합을 구상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7일 조 의원이 민주신당 중심의 후보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것을 문제 삼은 뒤 "그렇게 해서야 후보가 되겠느냐."며 "민주당 지지자들도 대통합을 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앞서 "범여권이 민주신당 후보 쪽으로 단일화됐을 때,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었다.

추미애 전 의원도 "민주당을 반(反)통합파가 이끌어가고 있어 후보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 뒤 조 의원이 DJ의 정치개입을 비판하는 것을 겨냥, "대통합이 지지부진하고 남 탓 공방만 하는 현실에 대해 DJ가 국민을 대신해 매를 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여론 지지도에서 범여권 선두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이나 이해찬 전 총리 측도 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면 단일화가 쉽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 의원은 민주당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의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조 의원은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42.6%로, 2위인 이인제 의원의 20.0%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에서 영향력을 가진 DJ에 맞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조 의원이 현 지지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을 것 같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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