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 새 사극세트장 유치 열띤 공방

주민설명회 찬반 논란

30일 오후 2시부터 문경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최근 지역에서 보기 드문 열띤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주제는 KBS 사극 드라마 '대왕 세종' 촬영장 건립 건. 당초 2시간 예정으로 시민 4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는, 방청객들의 공격적인 질의가 무려 1시간30분 이상 이어지면서 오후 6시쯤에야 겨우 끝이 났다.

중간에 자리를 뜨거나 산만한 방청객들이 거의 없는 치열한 공방전으로 발전하자 급기야 계획에 없던 신현국 시장과 탁대학 시의회 의장까지 나서 각각의 상반된 입장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 20여일동안 시와 시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한 문제의 핵심은 문경새재 왕건세트장을 '대왕 세종' 세트장으로 전면 교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 KBS와의 협약 내용(본지 13일자 7면 보도)이었다.

이날 패널로 나선 유기오· 김지현 시의원 등은 "한일합병식 불평등 협약이다.", "촬영지로서 전국 최적지인 문경새재 땅을 제공하고도 세트장 공사비 75억 원 전액을 우리에게 부담하라는 것은 횡포다." , "문경시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주장했다.

시 집행부를 대표한 신 시장은 "향후 왕건세트장을 유지·보수하는데 2, 3억 원이 든다.", "최근 침체하는 문경새재 활성화와 파급 경제 효과를 위해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KBS에 수억 원을 요구하려다 사업 자체가 무산된다."고 맞섰다.

설명회를 지켜본 시민 대부분은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촬영장을 유치하자는데 모두 공감하지만 명분을 둘러싼 갈등이었고 일부 참석자들은 KBS측의 불참을 아쉬워도 했다.

이날 주민설명회로 '대왕 세종' 협약 내용은 8만 문경시민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