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장 해외출장 논란 가열

시의원 의회 일정 겹쳐 의혹…시민단체 주민소환 검토할 수도

단체장의 속보이는 잇따른 해외 나들이에 대해 주민들이 주민소환제라는 처방약까지 꺼내들었다.

박승호 포항시장이 시의회 의장, 지역상공인들과 함께 내달 6일부터 8박10일 일정으로 미국 피츠버그시에서 열리는 바다음식 축제 등에 참석하기로 하자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이 단체장의 잇따른 외유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것.

노동과 복지를 위한 포항시민연대,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포항여성회, 포항환경운동연합, 포항KYC, 포항발달장애우지원센타, 참교육학부모회 포항지회 등은 30일 성명서를 통해, "박 시장은 올 들어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제130회 임시회), 러시아(제134회 정례회), 중국(제135회 임시회) 방문 등 세 번 해외출장을 다녀왔는데 매번 의회가 열리는 날짜와 일정이 겹쳤다. 이번에도 136회 임시회가 계획된 시기에 미국 방문을 강행, 임시회 기간까지 변경한 것은 고의인지 우연인지 몰라도 분명히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시민들의 소중한 한 표를 모아 위탁받은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성숙함이 결여된 박 시장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포항시장과 의장을 비롯한 공직사회가 더 이상의 불미스럽고 비생산적인 논란을 벌이면서 주민봉사에 전념하지 않을 경우 주민소환제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28일 긴급운영위원회를 열고 박 시장과 박문하 포항시의회 의장의 미국 출장으로 인해 당초 9월 6일부터 12일까지 열리기로 계획됐던 임시회 일정을 9월 12일부터 19일까지 연기하는 고육책을 짜냈다.

시의회는 박 시장이 의회 회기 기간과 중복되게 해외출장을 계속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박 시장과 미국에 동행하는 박 의장은 지난 24~29일 박 시장과 함께 중국 훈춘을 방문하기 위해 임시회 개회일정을 변경하려다 동료 의원들과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시의원들은 "박 시장이 투자유치와 자매도시 축제 등을 이유로 해외에 부지런히 다니고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실제로 성과물이 없고 자주 의회일정과 겹치면서 의회를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자매도시 초청행사로 국제 의전상 불참할 수 없는 상황이며 특히 해외시장 개척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시간내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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