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朴 회동' 측근들 앙금도 훌훌 털어낼까

양측 인사 의제설정 등 미묘한 입장차

금주중으로 예정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간 회동을 앞두고 두 사람 간의 만남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일단은 경선앙금을 털고 화합과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은 분명하다. 박 전 대표가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했고 이 후보도 화해의 자리를 여러 차례 청해왔기 때문.

하지만 정작 본인들 입장과는 달리 측근들의 입장은 미묘하다. 우선 박 전 대표 쪽은 두 사람 간의 회동이 서둘러 추진되는 데 대해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의원은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이 그저 밥만 먹는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면서 "우선 실무자들끼리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 간의 만남이 이뤄지기 전에 승자와 패자가 서로 양해할 수 있는 의제가 설정돼야 한다는 것.

그러잖아도 현재 당 인사와 운영이 '이명박 체제'로 가는 마당에 조건없이 양자 회동이 이뤄지면 박 전 대표 측은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는 꼴이 된다는 우려다. 김무성 의원이 작심하고 당권과 대권 분리론을 들고 나온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듯하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시각이 다르다. 주호영 의원은 "허심탄회하게 여러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지 밑에서 사전에 의제를 조율해 만날 수 있는 성격의 자리가 못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두 사람 간의 회동을 앞두고 실무자 간에 어떤 의제를 두고 사전조율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회동이 성사되면 자연스럽게 현안이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의할 가능성이 크다. 깨끗한 승복으로 이 후보의 짐을 덜어준 데 대한 보답차원에서도 그 가능성은 높다.

또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양측의 앙금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당직과 선대위 주요 직책을 박 전 대표 측에 양보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강재섭 대표도 이와 관련해 이미 "박 전 대표가 돌아오고 난 뒤 후속 당직 인사를 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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