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푼 만큼 돌아온다.' 최근 '사회 환원'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창업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주위의 소외된 사람들을 도움으로써 기쁨과 보람을 얻는 것은 물론, 이것이 입소문을 타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비용을 생각 않고 만든 공짜 이벤트가 결국 가게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가게가 적지 않다.
◆헌혈증 가져오면 치킨 공짜
땅땅치킨 내당점에서는 특이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헌혈증 2장을 갖고 오면 치킨이 공짜입니다.'라는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있는 것. 이 같은 이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평소 남을 돕는 것에 관심이 많던 부인 한정옥(42) 씨의 제의에 따른 것. 김봉준(45) 사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헌혈을 잘 안 해 이벤트를 만들었는데 의외로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이런 공짜 이벤트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이들 부부에겐 돈을 버는 것이 전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동네 사람들 덕분에 먹고 사니까 베풀어야 한다는 것. 공짜 이벤트를 통해 출혈이 어느 정도 있지만 여러 가지 얻는 것도 많다고 했다. 남에게 베푼다는 뿌듯함과 보람뿐 아니라 뜻밖으로 입소문이 나 장사가 예전보다 더 잘된다는 것. 김 사장은 "헌혈증을 갖고 온 사람들이 단골고객이 되는가 하면 이벤트 소식을 듣고 성서 계대나 대명동 쪽 대학생들도 많이 찾아온다."며 "이벤트를 통해 기존보다 손님이 20% 정도 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베푼 만큼 돌아온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생각.
지난 5월 초엔 동네 홀몸 노인들을 모아놓고 어버이날 행사로 치킨을 대접했다. 최근엔 차곡차곡 모은 헌혈증들을 경북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런 선행으로 지난달엔 서구청장으로부터 봉사 표창도 받았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동네 불우 이웃들을 초청해 치킨을 대접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매주 복지관 식구들 초청
앞산에서 '양주골 오리마을'을 운영하는 이정환(51) 사장은 8년 전부터 한 주도 빠짐없이 홀몸노인이나 결식아동 등을 초대해 매주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과거 '옛골'이란 소고기전문점에서 시작, 간판을 바꾸었지만 그의 선행은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진다.
이 사장은 그 이유에 대해 "과거 없어봤기 때문"이라 짤막하게 대답한다. 젊었을 때 사업 실패를 몇 차례 당하고 어려움을 많이 겪어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것. 이 사장은 "당시 내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주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도움 받은 것을 장사가 안정되면서 이제 어려운 이웃에게 되돌려준다는 것.
이런 계속된 선행은 의외의 결과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물론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벤트가 여기저기 알려지면서 주말에는 번호표를 받아야 할 만큼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대가없이 행사를 마련했지만 결국 장사에 도움이 되더라는 것. 보람도 얻는 한편 손님도 끌어들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이 사장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이 사장은 "초대받은 복지관 직원들이나 노인들이 '장사가 잘 되라.'고 기도를 해주고 고마움을 표시할 땐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이외에도 과거 여러 봉사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의 사무실엔 봉사와 관련된 상패가 책장 하나를 가득 메울 정도다. 이 사장은 "앞으로 경로당 노인들도 초청하는 등 여력이 되는 대로 이런 행사를 많이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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