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구려는 한국의 고대국가"…美 고고학자 넬슨 교수

언어·풍습 등 출토문물 종합…경북대 학술대회 논문 발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촉발된 고구려 논쟁에서 한국에 큰 힘을 실어줄 해외 저명학자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국내외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 고고학계에서 한국통으로 널리 알려진 새라 M 넬슨(Sarah M. Nelson·75·사진) 미국 덴버대 인류학과 교수는 7일 중국사학회(회장 전순동 충북대 교수) 주최로 경북대 우당교육관에서 열린 제8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출토문물을 통해 본 중국사'란 주제 발표를 통해 "고구려는 다수의 증거물에 따라 중국보다는 한국 후대 국가의 선조"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타이완·미국 등 각국의 학자가 모두 모인 국제학회에서 이 같은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되기는 이번 처음이다.

넬슨 교수는 ▷고구려 언어가 한국어의 모체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벽화에서 보이는 치마·저고리·신발 등의 풍습이 한국적으로 보인다 ▷벽화에 무당이 등장한다 ▷왕의 모자가 한국식이다 ▷사신도가 한국풍이다 ▷고분 양식(積石塚)이 한국에만 있다 ▷고구려 유물이 중국보다는 신라나 백제 유물과 유사하다 ▷산성도 한국 양식이라는 점을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세계고고학회 동아시아 대표를 맡고 있는 임효재(66)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개별 사안이 아닌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장에서 내린 결론이라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동아시아고고학회(SEAA) 회장을 지낸 넬슨 교수의 발표이기 때문에 국제학회에서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부였다'는 중국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새라 M 넬슨 교수= 1970년 한국을 방문해 1년간 한국의 신석기 문화를 공부했고, 1973년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산리 유적을 세계고고학사전에 올렸고, 1996년엔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고고학을 독립 분과로 만들기도 했다(그 이전에는 한국고고학은 중국과 일본의 고고학에 속해 있었다).

'한국의 고고학' '중국 동북부의 고고학' '고고학 속의 성(性)―권력과 특권의 분석' 등 한국과 중국 고고학에 관한 많은 저서와 논문을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업적으로 1996년 최고 학술상인 '존 에번스 교수상'을 수상했다. 2000년 세계동아시아고고학회(SEAA) 회장에 선출돼 6년간 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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