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 분양시장 '대구는 찬바람'

'어 그 많던 분양 단지가…'

올 가을 대구 지역 분양 물량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올 들어 분양 시기만 저울질하던 주택업체들이 내년 이후로 분양 시기를 또다시 넘기거나 아예 사업 백지화 검토에 나서는 단지들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정된 올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은 3만~3만 5천 가구. 그러나 현 추세로 본다면 올 가을철 분양 물량은 5천 가구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양 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올 연말까지 분양 단지가 당초 예정 물량의 30%선인 1만 가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가을 분양 예정 물량도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줄어든 가을 분양 물량

현재 가을 철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는 6, 7개 정도에 불과하다. 대구 지역에서 사업 승인을 받거나 택지 매입 작업이 끝난 분양 예정 단지가 40여 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분양 단지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미분양이 쌓여 있고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매수세가 거의 실종된 상태"라며 "분양을 미루면 업체로서는 땅값 등에 대한 이자 부담이 크지만 무턱대고 분양에 나설 경우 떠안는 리스크 부담이 많아 일단은 분양을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을철 분양은 추석 연휴를 넘어선 10월 초순부터 나올 전망이다.

현재 10월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는 수성구의 경우 두산동 SK 리더스뷰(788가구)와 범어동 STX(300가구), 두산동 수성동아 재건축(73가구) 등 3개 단지가 있다. 또 달서구는 현대산업개발이 월배 지구에서 1천5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며 동구는 율하 택지지구에서 신창건설이 902가구를, 북구에서는 칠곡 태전동에서 한라주택(381가구), 읍내동에서는 태왕(581가구)이 분양을 준비 중에 있다.

서구의 경우 1천800가구 규모인 대우 건설의 신평리 아파트 재건축과 1천 가구인 롯데 건설의 평리 재건축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분양 시기가 잠정적으로 연기된 상태다.

그러나 올 가을 분양 예정 물량도 대부분 상반기 분양 시기를 가을로 이월한 단지들로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은 분양 예정 물량은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건축비가 지방 대도시의 경우 실제 건축비를 상회하고 있어 주택업계에서는 아예 내년 이후로 분양을 연기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SD건설 금용필 이사는 "분양 예정 단지의 분양 가격이 표준 건축비와 감정가로 인정받는 택지비를 포함한 상한제 분양 가격을 맞출 수 있는 단지들이라면 대부분 분양 시기를 늦추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여기에는 대선을 전후한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택지비가 높아 '고분양가' 분양이 불가피한 단지는 상한제 마지노선인 올 12월 이전 '가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 승인만 받은 뒤 실제 판촉은 내년 봄 이후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한편, '사업 백지화' 단지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에서 계약금을 지급한 뒤 사업이 중단된 단지가 20여 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올 연말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한 단지들은 상당수 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시공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땅값 잔금 지급까지 끝난 상태지만 시공을 포기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며 "시공사로서는 공사 포기로 수십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에 따른 리스크는 수백억 원을 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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