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7시 50분 경주타워 남쪽으로 난 주작대로와 신라 왕경숲, 엑스포문화센터 옆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7 현장. 사진작가를 비롯한 수천 명이 빼곡히 들어차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경주타워를 비추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명이 일순간 꺼지면서 환상적인 빛의 향연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3차원 영상, 특수조명, 무빙라이트, 레이저, 불꽃이 음향과 조화를 이루며 15분 동안 이어지자 관중들은 일제히 감탄의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관객들은 감동의 여운이 남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매일 수천 명의 관람객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7의 하이라이트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 상연 풍경이다.
이 쇼는 신라 삼보(三寶) 중 하나인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형상화한 경주타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초대형 작품. 황룡사 9층 목탑의 탄생 설화를 시나리오로 삼았다.
클라이맥스인 불꽃쇼에는 모두 1천362개의 불꽃이 서라벌의 밤하늘을 수놓는데, 여기에도 의미가 있다. 경주타워가 탄생한 해인 2007년에서 황룡사 9층탑이 건립됐던 645년을 뺀 수다.
이날 쇼를 감상한 외국인 관광객 존 니에또(45·스페인) 씨는 "전통과 신기술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한국 예술"이라며 "동영상으로 찍어 스페인에 있는 친구에게 보냈더니 직접 와보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맨 마지막에 행사장을 떠난 이윤경(38·여·대구 달성군 화원읍) 씨는 "너무 환상적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며 "가슴까지 후련해지는 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쇼를 만든 윤기철(45) 총감독은 2005년 APEC 전야제 해상멀티미디어 쇼, 2004년 서울세계불꽃축제, 2002년 FIFA총회 개막식, 2000년 독일하노버엑스포 한국관,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영상관 연출을 담당한 국내 멀티미디어 쇼 분야의 독보적인 인물. 윤 총감독은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황룡사 9층 목탑의 탄생과 소실, 그리고 경주타워로의 환생을 소재로 인류, 문화, 역사, 자연의 순환까지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멀티 쇼"라며 "국내 최고의 제작진이 참여해 구성이나 기술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고 자랑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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