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해괴한 신당 競選…단추 새로 꿰어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다. 손학규 후보가 어젯밤 TV토론도 불참하고 자택 문을 닫아걸었다. 조직'동원 경선에 대한 반발이다. 겨우 첫걸음 뗀 경선이 '박스떼기' '버스떼기' '당권 거래설'에 휘말려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신당이 큰소리친 오픈프라이머리의 감동은커녕 신물 나는 구태정치의 추한 재연이 아닐 수 없다. 정동영'이해찬 두 사람만 나온 TV토론이 관심을 끌지 못했듯 이런 꼴을 보이는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원초적으로 경선이 이 지경에 온 것은 창당 과정부터 잘못이 있다. 편법과 변칙으로 얼렁뚱땅 당을 만들었으니 원칙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왕 국민완전경선을 내세웠으면 공정한 규칙을 세우고 페어플레이를 통해 국민적 신뢰를 얻겠다는 노력을 보여야 했다. 그런데 선거인단 모집 과정부터 또다시 편법과 변칙이 난무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유령 선거인단'이 '박스떼기'로 쏟아지고 노무현 대통령마저 이름을 도용당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그뿐인가. 대선 유권자가 4%에 불과한 전북이 선거인단의 14%가 넘은 것을 비롯, 호남 선거인단이 31.1%에 달했다. 호남 인구가 얼마라고 수도권(30.6%)보다 선거인단이 더 많은가. 소가 웃을 일이다. 이런 엉터리 선거인단으로 치르는 경선이 초반 4곳처럼 관광버스가 조직표를 실어 나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버스떼기 경선은 애초부터 작정한 것이다.

신당 지도부는 뭐하다가 이제와 허둥대고 있다. 잘못 꿴 첫 단추는 풀고 새로 꿰어야 한다. 그대로 둔 채 억지를 부리면 모양은 점점 더 꼬이기 마련이다. 운동시합도 공정한 룰과 페어플레이가 지켜져야 재미도 있고 승리는 빛나며 패자가 승복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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