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후보 지지율 결과 받은 지역 의원들 '술렁'

"혹시 내년 총선 공천 자료 아닐까"

대구·경북의 국회의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최근 대구·경북의 지역구별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 조사결과를 해당의원들에게 통보하면서부터다. 대구·경북은 지역구별 순위격차가 50~70% 사이로 알려졌다. 당초 대선을 겨냥해 의원들은 독려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시기상 경선 후유증이 봉합될 시점에 성적을 통보하면서 자칫 당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더 크다는 것. 20일 친박(親朴·친 박근혜 전 대표) 의원들의 오찬 모임에서도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의 최경환 의원은 "유치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고 김재원 의원은 "무엇이 그리 급한가."라며 "아직 감정을 추스를 시간도 필요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친이(親李·친 이명박 대선후보)의 권오을 의원은 "현 시점의 흐름을 확인해 본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당은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해당지역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 항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년 총선 공천을 겨냥한 자료수집의 의도가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것. 친박의 박종근 의원은 "전례가 없는 것이고 당 차원에서 그런 것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이의 김석준 의원은 "공천할 때는 필요한 자료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겠지만 지금 의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민감함을 감안, 전달봉투에 '친전(親展: 편지를 받은 사람이 직접 펴보라는 의미)'으로 써 비공개를 전제로 전달했지만 암암리에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16일 ARS(자동응답)를 통해 각 지역구마다 1천200~1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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