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긴 추석연휴가 찾아왔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취업대기자들은 "요즘은 어떻게 지내느냐?"는 가족·친지들의 말을 듣는 것이 부담스러워 귀성마저 포기한다고들 합니다.
취업을 했거나 취업걱정이 없는 사람들은 당당하게 귀향길에 오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에게 이번 연휴는 오히려 길어서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대비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난 19일 포항1대학에서 노동부 포항지청 주관으로 열린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에는 소수의 중소기업이 업체당 불과 서너명을 채용하러 나왔지만 수백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대다수는 허탈한 심정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비슷한 시점 포스텍(포항공대)에서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회사 안내 부스를 설치해 놓고 "우리 회사에 와달라."며 입사지원을 권유하는데도 취업대상 당사자인 포스텍 재학생들 가운데 관심을 보이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그만큼 취업에 자신있다는 방증입니다.
한쪽에서는 중소·영세기업이라도 좋으니 일자리가 주어지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덤비는데도 자리가 없고, 다른 한쪽에서는 서로 모셔가겠다고 업체들끼리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요지경 세상입니다.
모두에게 넉넉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해 유감스러울 따름입니다. 고향에 다녀오면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빌어봅니다. 특히 일자리가 많아져서 실업자들의 한숨소리는 더 이상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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