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가을을 닮은 친구 유진

나에겐 가을 하늘을 닮은 친구 유진이가 있습니다.

2004년, 고 3때 이후 못 만났으니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3월, 같은 반이 되어 처음 만났을 때, 그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 활발한 성격이 아닌 나랑 어딘가 닮은 부분이 많은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친해졌습니다.

서로의 속마음을 이야기할 정도로 말입니다. 수능을 한 달 정도 남겨둔 어느 날의 일 일 겁니다. 소심한 우리들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모험을 하게 되었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처음으로 무단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진이와 함께 먹었던 짬뽕라면, 떡볶이, 김밥…. 소박하다면 아주 소박했던 이런 음식이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이제는 내 글씨가 아닌 문자로 가끔씩 소식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오늘따라 가을 하늘은 더 높고, 햇살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기만 합니다.

분홍색 코스모스도 내 마음을 흔드네요. 정말 오랜만에 내 마음을 예쁜 편지지에 담아 유진이에게 띄우고 싶습니다. 가을 편지를 받고 우리들의 아름다웠던 그때를 추억할 수 있게 말이죠. 벌써부터 미소짓는 유진이의 모습이 떠올라 나는 행복해집니다.

현선경(경북 청도군 이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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