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미용 시대!'
젊어지고 싶은 '할머니들'을 위한 실버 미용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불법 성형 의료 행위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反)노화 또는 안티 에이징(Anti-aging)이라는 새로운 사회용어를 낳으며 실버 성형·피부 의료 시장이 절정을 맞고 있지만 젊어지려다 되레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노인들도 잇따르고 있는 것.
지난 추석 서울에서 대구로 귀향한 A씨(45)는 추석 효도 선물로 노모(77)의 '젊음'을 되찾아줬다. '친구들은 모두 검버섯을 없앴다.'며 은근히 제거 수술을 바라는 노모의 마음을 눈치챘기 때문. 얼굴 전체에 퍼진 검버섯을 제거하는 데는 50만 원 안팎의 돈이 들었지만 너무 기뻐하는 노모의 모습에 전혀 아깝지 않았다. 대구 M성형외과 이무상 원장은 "이젠 자녀들과 함께 성형외과 병원을 찾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며 "50대 이상 실버 여성들의 내원율이 5년 전보다 적어도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했다.
피부과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병원을 찾는 여성들의 연령대가 점점 고령화되는 추세. 젊어지는 또래 친구들에 대한 묘한 경쟁 심리가 실버 여성들의 성형을 부추기고 있는 것. 류영욱 요셉피부과 원장은 "검버섯·주름 제거나 처진 살을 탱탱하게 만들어주는 시술이 주를 이루는데 50대에서 60, 70대 여성들로 연령대가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고령화, 경제적 여유, 사회적 인식 변화가 맞물려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티 에이징에 대한 욕심이 과해 오히려 몸을 망치는 사례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올 초 성형 솜씨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경북 영천에서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S씨(56·여) 집을 찾은 L씨(66·여)는 엉덩이 살을 도톰하게 하려고 30만 원에 콜라겐 주사를 맞았지만 곧 피부가 썩고 말았다. L씨뿐 아니라 무면허인 S씨에게 불법 성형 시술을 받은 부녀자 6명이 모두 크고 작은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이 가운데 5명이 53~70세의 실버 여성들. J씨(70)는 주름살 제거 마취 주사를 맞고 4시간 동안 혼절했고, K씨(68)와 L씨(55) 등은 코가 내려앉거나 피부병과 붉은 반점으로 고생하고 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5일 이 같은 불법 의료행위로 4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S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버 여성들이 알음알음 소문으로 성형 장소를 찾는데다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수사가 쉽지 않다."며 "실버 성형 붐을 탄 실제 피해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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