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고 나면 목이 아프고,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를 때는 높은 음을 내지 못합니다." 아흔이 넘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A씨(65)가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청력이 약한 어른과 오랫동안 함께 살다 보니 목소리가 커져 음성 장애가 생긴 것이다.
40대 성악가 B씨는 노래를 할 때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성가대 지휘까지 하느라 목이 쉴 날이 없다. 병원에서 검사 결과, 성대에 결절(굳은살)이 생긴데다 발성 습관의 문제로 인해 성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근 긴장성 발성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목소리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목소리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면서 사람의 인상이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래서 '목소리 성형'이란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런 경우가 목소리 장애
목소리(음성)는 폐에서 나오는 공기 흐름이 후두를 통과할 때, 양쪽 성대 사이의 좁은 공간을 빠르게 지나가면서 생긴 음압으로 인해 성대가 서로 접촉, 진동하면서 난다. 목소리의 문제는 목소리의 변화로서 나타나는데 쉰 목소리, 거친 목소리,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 등으로 표현된다. 목소리 장애를 가진 사람은 '목소리의 높낮이가 변했다.', '목소리가 안 나온다.', '소리를 오래 못 낸다.', '가끔 목소리를 내고 나면 목에 통증이 있다.' 등의 증상을 느낀다. 또 노래할 때 높은 음을 부르기가 어렵다고 한다. 심한 경우엔 가래를 뱉을 때 피가 묻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바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장애의 원인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이다. 최대 2주 이상 끄는 상기도 감염(감기의 일종)에서 종종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성대가 붓고 나쁜 목소리가 난다. 이럴 때는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성대를 쉬도록 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이렇게 하고도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한 달이 지나도록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목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목소리 변화는 후두암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아주 중요한 증상이기 때문이다.
성대결절과 성대폴립(혹)도 흔한 원인. 성대결절은 오랫동안 목소리를 많이 내거나 잘못 낼 경우 성대가 굳은살처럼 두꺼워지는 것이다. 성대폴립은 짧은 기간 동안 무리한 발성으로 인한 성대의 갑작스런 긴장으로 인해 생긴다. 처음 말을 시작하기가 힘들고 떨리면서 연속적으로 말을 이어가기가 힘든 연축성 발성장애도 원인이 된다. 이 밖에 후두암, 갑상선암, 폐암, 코암, 비강암, 목암(혀암, 편도암, 인두암), 뇌암 등 여러 암의 초기 증상으로 목소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검사 및 치료
목소리 이상 증상과 성대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디지털 후두 전자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다. 보다 정확한 원인 질환을 찾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선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발성 폐기능 검사 ▷음성 공기역학적 검사 ▷성문파형검사 ▷음성음역강도 검사 ▷비음도 검사 ▷자음별 성문파형검사 ▷모음 선형예측검사 ▷후두 스트로보스코피검사 ▷초고속 성대촬영검사 등이 있다.
치료방법은 원인질환에 따라 다양하다. 목소리 장애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우선 치료해야 하며, 발성습관을 바꾸는 치료 등이 있다.
목소리 성형이나 성대수술에는 국소마취로 후두내시경을 통한 레이저 수술인 '펄스 다이 레이저 수술'(PDL)이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성대 질환 부위의 혈관을 선택적으로 응고시켜 주위의 건강한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문제되는 부분만 없애주는 것. 기존의 성대수술에 비해 수술시간(15~30분)이 짧고 회복기간(1주일 미만)이 짧은 것이 장점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최병흔 명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
▷목소리가 자주 변한다.
▷목소리가 떨리거나 작게 나온다.
▷목소리가 끊기듯이 나온다.
▷말을 하고 나면 목 앞쪽이나 옆이 뻐근하고 아프다.
▷노래 부를 때 높은 음이 잘 안 나온다.
▷말하면 목이 마른다.
▷목에 항상 무언가 있는 것 같다.
▷자꾸 헛기침을 해서 목을 깨끗이 하려 한다.
▷원래부터 허스키한 목소리이다.
▷말을 하고 나면 목이 불편하다.
▷자기의 본래 목소리로 편하게 말한다.
▷노래할 때처럼 말하려고 한다.
▷말을 많이 한 뒤에는 가급적 말을 아껴 성대를 쉬게 한다.
▷물을 하루 2ℓ 이상 마신다.
▷복식호흡 연습을 꾸준히 한다.
▷가급적 상대와 눈을 맞춘 상태에서 말한다.
▷멀리 있는 사람을 크게 부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말할 때는 마이크를 쓴다.
▷자주 웃고, 웃는 상태에서 말하려고 한다.
▷유산소 및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한다.
▷술이나 카페인 및 탄산음료를 자주 마신다.
▷담배를 피운다.
▷식사 뒤에 곧바로 누워 잔다.
▷소리를 자주 지른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크게 자주 부른다.
▷목을 깨끗이 하려고 자주 헛기침을 한다.
▷감기나 비염이 있을 때 말을 많이 한다.
▷말을 너무 많이, 혹은 빠르게 한다.
▷성대모사를 자주 한다.
▷시끄러운 곳에서 오랫동안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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