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승현 당분간 결장…대구 오리온스 '위기'

대구 오리온스가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달리고 있으나 악재를 만났다. 18일 울산 모비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허리에 통증을 느낀 김승현이 20일 대구 홈 개막전에 뛰지 못한 데다 복귀하더라도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내내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김승현은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삐져 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는 상태여서 당분간 경기 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약물·재활 치료를 받는다 해도 최소 두 달 정도는 경기에 나서기 힘들 전망이다.

당초 오리온스가 우려했던 것은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 하지만 리온 트리밍햄이 여전히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로버트 브래넌도 골밑을 든든히 지켜 한시름을 놓는가 싶더니 공·수를 조율하는 리딩가드 김승현이 쓰러지면서 시즌 운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김승현을 중심으로 팀을 이끌어가려던 이충희 감독의 시즌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공교롭게도 23일 대구 홈에서 대결하는 창원 LG 역시 동병상련. 2연승으로 오리온스와 공동 1위인 LG도 코트의 야전사령관 박지현을 잃었다. 박지현은 개막전에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 당분간 뛰지 못한다. 26일에는 원주 동부를 홈으로 불러들여 맞선다. 김주성을 앞세운 높이가 강점인 팀이지만 가드진의 실력은 평범한 편. 오리온스가 김승현을 잃었지만 가드간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상대들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스런 부분이다.

결국 김병철과 정재호가 번갈아 김승현 대신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다. 덩달아 슈터 오용준의 역할도 커졌다. 김병철의 백업이 아니라 자신이 주포가 되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 그가 공격에서 김병철의 짐을 덜어줘야 경기 운영이 수월해진다.

오리온스는 트리밍햄, 브래넌, 주태수, 이동준이 나서면서 약점이던 높이를 보완해 두경기를 치르는 동안 리바운드 80개(1위)를 건져올리는 등 골밑 싸움에서 오히려 강점을 갖게 됐다. 때문에 트레이드 마크인 빠른 공격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골밑을 집요하게 노리는 작전을 펼 수도 있다.

2연승으로 상쾌하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김승현의 부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난 오리온스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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