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을 닮았다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갑상샘(Thyroid Gland)은 목 앞 중앙에 자리하며 목의 한가운데 톡 튀어나온 갑상연골 밑에 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습을 하고 있다.
갑상샘은 정상일 땐 잘 만져지지 않지만 커지거나 혹이 생기면 만져지거나 눈에 띌 정도로 볼록해지는 특징이 있다. 주된 기능은 몸의 각종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샘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이 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갑상샘 기능 항진증'과 반대로 부족하게 분비되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나타나며 인구 100명 중 3~5명이 가지고 있는' 갑상샘 결절'이 생기기도 한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갑상샘 호르몬 분비가 정상보다 증가하면 신진대사가 증가하면서 몸 속 에너지 소모가 많아진다. 이에 따라 계절과 상관없이 땀이 많아지고 더위를 못 참고 손발이 떨리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몸무게가 줄며 설사가 잦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부정맥과 심부전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을 일컬어 '갑상샘 중독증'이라고 하는데, 원인은 그레이브스 병,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능성 결절, 갑상샘염에 의한 일시적 중독증 등이 있다.
이중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샘 기능 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많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은 면역계통에 이상이 생겨 갑상샘을 끊임없이 자극해 호로몬이 과다 분비 되는 질환이다.
◆증상=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 수는 있지만 대개 체중이 줄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신경질적이고 불안하며 잠을 잘 못 이룰 수도 있다. 머리카락도 가늘고 잘 부서지며 피부도 얇아진다. 입맛이 좋아져 많이 먹어도 오히려 체중은 줄어든다.
여성은 월경량이 줄고 간격이 길어질 수 있고 갑상샘이 커지면서 목 아래쪽이 튀어나와 보인다. 특히 그레이브스병이 발생하면 여성은 안구도 튀어나오는 증상이 동반되며 남성은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거나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방사성 요오드치료, 수술요법이 있으나 각 치료법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연령, 원인, 병세의 정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특히 약물치료의 경우 무엇보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 환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점은 치료과정에서 약을 임의로 중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투약과 중단을 반복하면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호르몬의 수치가 증가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심부전, 부정맥 등 심장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쓰이는 약제는 항갑상샘제로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방해해 효과적이다. 드물게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간기능 이상을 비롯해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극히 일부환자들에게는 백혈구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갑상샘 호르몬을 만드는 주요 원료인 요오드를 이용한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환자가 방사성 요오드를 먹게 되면 대부분의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샘에 몰리게 되고 갑상샘 안에서 지속적인 방사성을 방출함으로써 서서히 갑상샘 기능이 파괴되는 원리를 응용한 방법.
재발이 거의 없고 치료기간도 짧은 장점이 있으나 치료 후 갑상샘 기증 저하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다시 갑상샘 호르몬을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이나 청소년에게는 대개 사용되지 않으며 부득이한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는 여성은 최소한 6개월간은 임신하지 않아야 한다.
수술은 갑상샘 일부를 떼어내고 일부는 보존함으로써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수술 후 바로 갑상샘 기능이 정상이 되기 때문에 효과는 빠르다. 가임 또는 임신한 여성에서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시술할 수 있다. 하지만 합병증과 재발, 흉터가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Q&A
-항갑상샘제는 얼마동안 먹어야 하나
대개 1년 이상 복용하게 된다. 재발 위험이 높거나 치료가 어려운 경우 수년간 복용할 수도 있다.
-쉽게 피로하니 직장을 쉬어야 하나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약을 먹으면 2,3개월 안에 정상 상태를 유지하므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임신과의 관계는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 심하면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호르몬 조절 때까지 피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르몬이 정상인데도 약은 계속 먹어야 하나
대개의 환자들은 약 복용 후 두 세달이 지나면 호르몬이 정상을 되찾고 증상도 사라진다. 그러나 이 시기에 마음대로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 재발하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약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검사가 정상일 때가지는 약을 중단해선 안 된다.
도움말=계명대 동산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김혜순 교수
우문기기자 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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