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지우개] 친정어머니 육아방식 마찰

*고민있어요

직장에 다니는 기혼여성입니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두 돌이 지난 지금까지 육아를 친정어머니께서 맡아 주십니다. 출근길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퇴근하면서 데려오는데 그러다 보니 육아방식으로 인하여 사소하게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육아도우미를 구하라고 하시곤 합니다. 연세가 있으시니 힘은 들겠지만 그래도 서운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여성들의 생물학적인 기능인 임신과 출산 그리고 수유 능력은 '모성'이란 개념으로 규정되어있고, 육아를 부부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기보다 우리사회는 그릇된 모성신화로 인해 전적으로 여성들의 전유물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고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서 그 범위도 확장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모성 개념이 여성의 육체적 기능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적 범위로 확대 적용되어 '사회적 모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피부로 체감 할 만큼의 결과는 낳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취업여성인 경우는 육아 전쟁에 직면하여 가족 중 누군가(특히 여성)의 희생을 담보하거나 경제적인 부담을 해서라도 아이를 맡겨야 하는 양상이지요.

직장인과 가정의 안주인이자 아이의 엄마역할을 동시에 하는 슈퍼우먼으로 살자면 녹록치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가장 든든한 원군인 친정어머니께서 육아를 담당해 주시니 안심은 되시겠지만 서로 다른 육아방식으로 인하여 모녀지간에 불편한 일이 생긴다는 것은 속상하리라 여겨집니다.

옛 말에 아이를 보느니 차라리 논에 가서 일하는 것이 낫다고도 하고, 애 봐준 공덕은 없다고도 합니다. 그만큼 육아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뜻하며 잘 하다가 한 번의 실수로 그 모든 공이 날아 가버릴 수 있는 것이 아이돌보기란 이야기지요.

친정어머니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 해 보면, 애써 키운 자녀를 짝 지워 출가시키고 이제는 지금까지의 고생을 보상받아야 할 노년기에 새로이 육아를 담당한다는 것은 반갑고 쉬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세대가 다른 까닭에 육아 방식과 태도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먼저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육아전문가'라고 자처하실 것입니다. 당신의 방법을 고수하시는 것도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제 딸이 커서 아이를 낳았다고 간섭하고 유식한 척을 하면 화가 나고 섭섭하지 않을까요. 또한 님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육아방식에 대해 불편한 사항이 있음에도 무작정 어머니에게 뜻에 따르기 보다는 충분하게 어머니의 입장을 감안하면서 나의 생각을 드러내어 방법론적인 면에서 서로 소통하고 조율하여 어머니가 적용하기를 돕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처음의 감사하는 마음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마음이 희석된 것은 아닌지, 어머니의 노고에 대해 위안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어머니의 육아방식을 불신해서 섭섭하게 해 드린 적은 없었는지 곰곰이 돌아보고, 남편과 함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적극적으로 감사하고 보답하여 건강한 가족관계가 유지될 수 있게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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