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맞아요. 맞다가 넘어져 팔목 골절상을 당해 일주일 치료를 받기도 했어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7'을 대표하는 마스코트들은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만 남모를 고통 또한 심하다.
엑스포 마스코트 '원화' 의상을 입은 이은진(22·여) 씨는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변했다. 관람객들이 좋다며 때리고 꼬집고 심지어 차기까지 하기 때문. 이 씨는 "너무 잡아당겨서 장갑이 찢어지고 뒤통수를 때려 눈물이 난 적도 적잖다."며 "심지어 '남자냐, 여자냐'며 가슴 부위를 만지는 짓궂은 관광객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팀의 맏형인 김종균(27) 씨는 "캐릭터 업무는 관람객에게 봉사하는 서비스업이다. 심하게 맞으면 기분은 상하지만 그래도 웃어주고 사람들 안아주는 게 저희 일이니까 마냥 웃기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일이 너무 보람있다고 했다. 모집 당시 9대 1의 바늘구멍을 뚫고 들어온 만큼 조금 힘들다고 불평할 수도 없다는 것. 관광객들이 너무 좋아해 인기인으로서 하루를 누리는 점도 큰 재미다.
"하루 1천 명이 넘는 관람객과 사진을 찍지요. 엑스포장 내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김도관·25) "장소를 옮길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 따라오는 게 너무 즐거워요. 아이들이 해맑은 눈으로 쳐다볼 때는 피로가 싹 풀리죠."(안강숙·23·여)
미(美)의 사절단인 도우미들도 마스코트 못지 않은 인기인들이다. 예쁜 외모와 친절한 서비스로 관광객들 눈길을 사로잡는 것. 하지만 이들 일도 결코 녹록지 않다.
도우미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을 하면서 하루 평균 1천 번 이상 인사하고, 4㎞ 정도 걸어다닌다. 엑스포조직위원회가 행사장 도우미 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하루 동안 인사하는 횟수는 '1천 번 이상'이 40.6%(28명)로 가장 많았으며 '500번 이상'도 21.7%(15명)나 됐다. 하루 평균 걷는 거리는 '4㎞'가 34.8%(24명)로 가장 많았으며 '3㎞' 20.3%(14명), '2㎞' 18.8%(13명) 순이었다. '10㎞ 이상'으로 답한 도우미도 3명이나 됐다.
엑스포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에 130만 명 이상이 관람해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힘들지만 웃음과 친절을 잊지 않는 이들 마스코트와 도우미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