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정석(38·대구시 북구 침산동)씨는 최근 휘발유값이 계속 오르면서 유지비를 감당 못해 7년 된 SM520(2천cc)을 과감히 팔고 아반테(1천600cc) 신차를 구입했다. 김씨는 여기저기 외근을 많이 다니는 편인데 요즘 기름값이 한 달에 30만 원이 넘게 나와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는 것. 김씨는 "앞으로도 휘발유값은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것 같지 않아 한 등급 낮은 차량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른바 품위보다 실속을 택한 것이다.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시장에서 실속을 강조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연비가 좋고 기름이 덜 먹는 작은 차량의 판매는 느는 반면 큰 차량은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5개사 대구지역 영업본부에 따르면 1~9월까지 대구지역의 경차와 1천500cc급 중소형차의 신규 등록대수는 각각 1천591대와 6천3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7%, 16.8%가 증가했다.
소형차의 경우 1천77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가 줄었으나 이는 연비가 탁월한 경차나 가격이나 연비가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중소형차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연비가 휘발유보다 뛰어난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RV차량의 인기도 여전했다. 1~9월까지 7천774대가 신규로 등록돼 지난해(7천484대)에 비해 3.9%가 늘어난 것. 이는 최근 경유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좋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이에 반해 대형차와 중형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못했다. 대형차는 3천978대가 팔려 지난해(4천278대)에 비해 7%가 줄었고 지난해 7천93대가 신규 등록된 중형차도 올해 6천990대로 판매가 저조했다.
차량 노후로 연비가 떨어지는 중고차도 고유가 직격탄을 맞았다. 배기량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판매 저조를 나타낸 것.
대구자동차매매조합이 대구지역 160개 중고차매매업소를 대상으로 1~10월 판매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3만4천932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9천655대보다 13.5%가 줄었다. 이 중 승용차는 지난해보다 11.3%가 감소한 2만221대가 팔렸고 RV도 5천54대로 지난해(5천391대)보다 6.7% 감소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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