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BBK '3인3색'…한나라당 "흔들지마"

지지율 여론조사 안정에 일단은 안도…검찰 불리한 수사 발표 강행 경계론도

대선에서 최대 뇌관인 BBK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이번 주내에 1차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지지율 1위인 대선후보를 검찰이 기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지만 지난번 당 경선 때 중간수사 결과 발표로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 전례를 보면 검찰이 무리수를 둘 수도 있다는 경계론도 만만찮다.

일단 한나라당은 D-30일 여론조사 결과에 안도하고 있다. 지난 16일 BBK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귀국에도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40%±α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BBK가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서 BBK 사건이 어떤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는 게 문제. 아직은 김 씨 입을 통해 별다른 진술이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 있을 검찰 발표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이번 주말 검찰 발표가 있기 전까지 "사기꾼의 진술에 의해 대선판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최대한 'BBK사건 물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씨의 진술과 증거가 '사기'와 '위조'에 의해 제시된 것이라는 점을 논평과 성명,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반박하고 언론을 통해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 후보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와 여비서인 이진영 씨 등을 검찰에 자진출두시켜 검찰수사에 적극 협력하는 양동 작전도 펼쳤다. 김 전 감사는 범여권이 이 후보와 BBK 의혹을 제기하면서 핵심 매개 인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김 전 감사가 직접 검찰에 출두하게 해 검찰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또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대책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오는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정상명 총장이 1차 수사결과 발표를 강행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일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정 총장이 '보은'차원에서 이 후보에게 불리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부터 물러나는 총장이 괜히 무리수를 두겠느냐는 관측까지 엇갈린다.

이 후보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일단 검찰 쪽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오고 있다."며 "검찰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괜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검찰이 오는 23, 24일쯤 1차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BBK와 이 후보가 연관돼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낼 경우, "정치적 혼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강하게 경고했다.

이 후보 측은 "이미 검찰은 지난 2001년 수사에서 BBK주가조작과 이 후보는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만약 검찰이 이 후보에게 불리한 수사 결과발표를 강행하면 '민란'수준의 대혼란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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