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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 어머님! 힘드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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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이 끝났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홀가분하지 않다. 아직 대학별 고사인 논·구술시험도 남아있고, 발표되지 않은 수능 등급 점수에 조마조마하다. 긴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얻어야 할 텐데 학생들 모두가 흡족하지 않다. 수능 다음 날 성에 차지 않는 점수에 울어서 눈이 충혈된 학생들을 보면서 나 역시 안타까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여튼 학생들도 고생이 많았고, 그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학부모님들 모두 고생하셨다. 뉴스에 해마다 반복해서 나오지만 식상하지 않는 뉴스가 있다. 수능을 앞두고 팔공산 갓바위에서, 교회에서,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는 어머님들의 모습이다. 그 무엇보다도 숭고하고 고귀한 것은 자식을 염려하고, 자식의 성공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엉뚱한 이야기 같겠지만 인기가 좋은 모 회사의 휴대폰 이야기이다. 그 회사의 휴대폰은 초창기에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가 있었다. 성능이 좋아서 아무 곳에서나 잘 터져서 인기가 있었지만,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그 회사의 충전기 때문이었다. 그 회사의 충전지는 얇고 가벼우면서도 오랫동안 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서 초기 시장 점유율을 많이 차지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물론 사람이 충전지와 같은 기계여서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신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정은 개인의 삶에 소중한 역할을 한다. 바로 재충전의 역할이다. 사람은 정서를 가진 동물이다. 사람의 정서는 아주 미묘하고 섬세해서 사소한 말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힘과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사람은 출근하면서 등교하면서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갖고 집에서 나온다. 회사 일로 또는 공부를 하면서 하루의 에너지를 다 써 버린다. 그래서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또 다음날 생생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 지쳐서 집으로 돌아가고······. 바로 가정은 사람에게 있어 재충전의 장소이다.

수능을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들의 심정을 누가 알랴? 나도 아직 수험생 자녀를 두지 않아서 잘 모른다. 하지만 어머님들의 전화를 가끔씩 받으면서 수험생을 둔 부모의 어려움을 느낀다.

"선생님! 아무래도 우리 딸이 미친 것 같아요."

어머님들의 말씀은 학생이 방 안에서 혼자서 노래를 부른다, 춤을 춘다, 심지어 쌍욕을 해댄다, 엄마에게 대든다 등등의 불평불만을 털어 놓는다. 나 역시 처음에 어머님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 학생의 태도를 유심히 살펴 본 적도 있다. 그러나 분명 학교에선 멀쩡하다 못해 쌩쌩하다. 학생들의 이해 못할 행동은 모두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이다. 선생님 때문에, 친구 때문에, 성적 때문에 이래저래 받는 스트레스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이런 스트레스를 선생님에게 풀 수도 없고, 똑같은 처지의 친구에게 풀 수도 없고······. 스트레스는 결국 가족에게 그것도 제일 가까운 엄마에게 푸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학생들은 집에서 편안한 잠자리와 따뜻한 밥, 그리고 엄마의 격려 한 마디에 또 다음날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생활을 하루도 아니고 1년 동안 수고하신 어머님들께 3학년 담임으로서 위로하고 싶다.

"어머님들! 정말 수고하셨어요."

손삼호(포항제철고 교사, sam35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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