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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베스트셀러를 둘러싼 재미난 일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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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릭 게코스키 지음/차익종 옮김/르네상스 펴냄

'해리 포터' 시리즈는 책과 영화로 작가 조앤 K. 롤링을 돈방석에 올려놓았다. 책과 영화, 컴퓨터 게임과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 그녀는 자그마치 수조 원의 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제까지 퇴짜 맞아 본 적이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는 없다는 말. 그녀도 마찬가지다.

롤링은 런던의 12군데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다. 겨우 블룸스버리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그때 선인세가 1천500파운드(한화 약 297만 원)가 고작이었다. 그나마 이름도 조앤 롤링이 아니라 남성적인 J.K.롤링으로 표기했다. 여자아이는 남성작가가 쓴 작품을 읽지만, 남자아이는 여성작가가 쓴 작품을 읽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 책의 지은이는 모든 책벌레들의 우상이다. 옥스퍼드대학 영문학 박사 출신으로 희귀 초판본 거래업을 평생 직업으로 선택한 이색적인 인물이다. 초판본 수집에서 황금의 세상을 발견하고 '좁은 방에 갇혀 사는 꽁생원 같은' 교수의 길 대신 '책을 사 모으는 열정으로 가득 찬 유쾌한 세상'으로 뛰쳐나왔다.

이 책은 희귀 초판본 거래 시장의 에피소드와 19, 20세기 영미문학 걸작의 발간 과정을 담고 있다.

최근 '해리 포터' 시리즈 1권인 '해리포터와 현자의 돌' 초판본 가격은 2만 5천 파운드(한화 약 4천700만 원)에 이른다. 초판본이 500권으로 희귀하기 때문이다. 스물세 번째 출판사를 만나고 겨우 발간될 수 있었던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 한 시대를 앞선 내용 때문에 출판할 곳을 찾지 못한 '1984', 외설시비로 재판을 받고 금서목록에 오르기도 한 '롤리타'와 '율리시즈' 등 재미있는 출판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미국판 '돈키호테'라 할 '바보들의 연합'은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고치고 또 고치기를 2년 거듭하다가 좌절한 저자가 자살한 사건, 영문학 사상 천재로 꼽히던 오스카 와일드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처럼 비극으로 인생을 마감한 이야기, 헤밍웨이의 데뷔 작품집인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가 55쪽짜리밖에 채우지 못한 까닭 등 탄식 어린 출판계의 비극도 그려내고 있다.

지은이와 같은 '초판본 사냥꾼'이 가장 선호하는 책은 어떤 것일까. 초판본이더라도 작가의 친필 서명과 헌사가 있으면 금상첨화. 또 책 자체가 예술적 오브제로 가치를 담은 것도 인기다. T.S. 엘리엇의 'Poem'은 서명이 없어도 1만 파운드(한화 약 1천890만 원)에 팔렸다. 디자인이 예술적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 더구나 이 책을 인쇄하고 제본한 사람이 바로 버지니아 울프. 또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도 호화 장정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또 책이 발간될 당시의 겉표지까지 온전히 갖춰야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영미 독자들은 양장 겉표지를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해 벗겨 버리기 일쑤. 그래서 겉표지를 갖춘 책이 더 귀해졌다. 356쪽. 1만 2천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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