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직을 맡고 있는 선동열(44)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대표팀에서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선 감독은 "새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표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할 생각이다.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며 "대표팀 일정에 차질이 없게 하려고 일찌감치 생각을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은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형편. 사령탑인 김경문(49) 두산 베어스 감독은 투수 부문을 전적으로 관할한 선 감독의 퇴진이 결정되면 하루 빨리 새 투수코치를 물색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동안 시즌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현역 프로 구단 감독에게 대표팀까지 맡기는 것은 지나친 부담이라는 등의 이유로 대표팀 전임 감독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하지만 막상 대표팀이 구성되면 프로 구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이 최근의 흐름이었다.
한편 선 감독의 이번 결정에 따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 고려대 선배인 김 감독과의 관계가 대표팀에 함께 몸담으면서 불편해진 것이 아닌지 의혹을 받을 수 있으며 국제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팀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에 시달릴 수도 있다. 각 프로 구단들은 1월 중순~3월 초까지 해외 전지훈련을 갖고 새 시즌에 대비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선 감독은 "김 감독님과 너무나 잘 아는 사이인데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며 "다만 내가 투수 부문을 완전히 책임지고 있어 대표팀에 마치 사령탑이 둘인 것처럼 됐다.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비슷한 연배이지만 엄연한 선배인 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고 자신은 그 아래인 코치임에도 주위의 시선이 김 감독보다 자신에게 더 몰리는 것이 내심 부담이 됐을 터. 또 사령탑에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투수진을 직접 운용하게 된 것도 마치 김 감독의 투수 운용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장고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님이 사령탑을 맡으셨던 것처럼 대표팀 감독이 전권을 갖고 투·타 모두 관할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대표팀을 맡은 경험이 없는 김 감독님을 옆에서 돕겠다는 생각에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이젠 혼자 하셔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능력에다 경험까지 갖추게 되셨으니 충분히 잘 해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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